4년만에 최대치 기록<BR>막연히 일하지 않은 청년<BR>15개월 만에 증가세 반전
일할 능력은 있지만 그냥 일하지 않고 쉰 청년 인구가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불황에 더한 정치적 혼란으로 대기업 채용 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등 최근 나아지지 않는 고용상황이 청년들의 구직 활동마저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1만1천600명 늘어난 36만2천명이었다.이는 2013년 2월(38만6천명) 이후 4년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 것은 2015년 11월(6천900명) 이후 15개월 만이다.
지난해 12월까지 매달 평균 5만여명 내외로 줄어들던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지난 1월 9개월 만에 감소 폭이 1만명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달 플러스로 전환했다.
`쉬었음`은 일할 능력이 있고 큰 병을 앓는 것도 아니지만, 그저 `막연히` 쉬고싶어서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청년층 연령대별로 보면 10·20대 `쉬었음` 인구가 모두 예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20~29세 `쉬었음` 인구는 30만1천명으로 2월 기준으로 지난해(30만9천명)에 이어 2년 연속 30만 명대에 머물렀다.
2월 기준 20대 `쉬었음` 인구가 2년 이상 30만 명대에 머문 것은 2011~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15~19세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2만명 늘어난 6만1천명을 기록, 2년 만에다시 6만명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30대와 60대 `쉬었음` 인구도 늘면서 전체 `쉬었음` 인구는 2012년 2월(191만4천명) 이후 5년만에 최대치인 189만9천명까지 올라섰다.
통계청은 비경제활동 인구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 특별한 이유 없이 쉬었다고 답변한 사람들을 `쉬었음` 인구로 분류해 집계한다.
객관적 지표에 근거한 통계지표와 달리 `쉬었음`은 주관적인 답변에 의지하는 만큼 그 이유를 한두 가지로 단순화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청년층 `쉬었음` 인구의 증가는 2년여간 계속된 높은 청년실업의 영향을 일부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구직 실패를 반복한 청년들이 올해도 고용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일시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다른길을 모색하면서 `쉬었음` 인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상대로 올해 상반기 대졸 정규 신입직 채용계획에 대해 설문한 결과 조사대상 312개사 중 44.6%는 신입 채용계획 자체가 없었고 21.1%는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다양한 원인이 있어 그 이유를 특정하기 쉽지 않다”라며 “비경제활동 인구 중 `재학·수강`으로 분류된 사람들이 2월에`쉬었음`으로 넘어오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