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경선 과정에서 그가 밝힌 보수의 방향성 제시는 자유한국당 정체성 수습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당내 입지가 더 넓어졌다. 대선후보로 선정되진 못했지만 그는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재확인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는 결과를 얻은 셈이다. 1, 2차 컷오프를 통과하고 본선 진출에 성공한 그는 후보선정 결과에 관계없이 향후에 있을 선거와 당내에서 역할은 더 커질 전망이다. 그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큰 프레임에 갇혀 갈팡질팡하는 보수의 재건을 위해 대선에 도전했다. 70이 넘은 고령에도 보수의 가치만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정치의 잘못`이 `보수의 잘못`으로 비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에서다. 누가 지켜도 지켜야 할 옳은 가치에 대한 그의 용기였다. 그가 보수의 적통임을 자처하면서 탄핵으로 인해 구겨진 대구경북(TK)인의 자존심도 많이 살아났다. 낮은 전국적 지명도 속에서 선전한 그는 최종 경선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11.7%)까지 획득하는 성과를 얻었다.
지역의 입장에서 그의 선전은 몇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TK 정치권의 입지를 강화한 측면이다. 보수 정치권의 분열과 갈등의 골을 메우는데 그의 역할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TK 정치권의 단결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다음으로 지방의 염원인 지방분권형 개헌에 대한 역할이다. 대선 참여과정에서 이미 공약으로 밝혔고 이 부분은 도지사 임기 중에도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문제다. 이제는 보수당의 원로로서 정치적으로 그의 영향력이 필요하다. 경선과정에서 제시한 `작은 중앙정부`와 `큰 지방정부`는 지방민의 시대적 숙원인 것이다.
그가 평소 자주 언급한 대구경북의 역할론에 대한 긍정적 효과도 기대한다. 그의 대선 출마 배경에는 대구경북의 자존심을 지켜보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본다. 대구경북이 국가 발전에 기여할 부분에 대한 고민도 그의 몫이다.
이제 그는 도지사 본연의 자리로 돌아왔다. 대구경북이 통합하고 화합하는 구심점 역할은 광역단체장으로서 마땅한 일이다. 정치로 인해 흩어진 민심도 챙겨야 한다. 정치로 인한 서민경제의 어려움도 살펴보는 따스함이 있어야 한다. 대구통합공항이전과 성주 사드배치, 호찌민 세계문화엑스포, 중국의 사드 보복 등 현안들이 산적하다. 대통령 선거와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지역의 좌장으로서 현안 해결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대선에서 선전한 김 지사의 원숙한 정치력이 이제는 지역발전을 위해 기여할 때가 됐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