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방정환 선생을 포함한 일본 유학생들이 만든 아동문화단체인 `색동회`가 1923년 어린이날을 제정한 것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어린이들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의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된 어린이날은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보호 사상이 근간이 됐음은 물론이다.
특히 유교사상이 강한 그 시절, 그가 차별적 아동관을 타파하는데 앞장선 점은 높이 살만한 공로다. 늙은이, 젊은이와 대등하게 격상시킨 그의 이런 정신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어린이는 보호받아야 할 존재`임을 분명히 가르치고 있다.
방정환 선생은 비록 33세라는 짧은 나이로 타계를 했지만 그가 남긴 발자취는 지금도 한국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최초의 아동 잡지인 `어린이`를 창간한 것을 비롯 수필과 평론을 통해 아동문학의 보급과 아동보호 운동을 전개했던 그다. 우리나라 최초의 아동문학가이며 사회운동가로 평가 받는 이유다. 특히 그는 작품 활동을 통해 아동들의 전통적 부당성을 지우고 자유롭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었다는 점에서 선구자란 평도 받는다.
1957년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 선포는 그의 노력의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이의 복지 증진을 위해 국가와 사회, 가정이 마땅히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조문은 어린이날 제정을 더욱 뜻 깊게 했다. 이후 1975년 어린이날은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 올해 5월 5일은 95번째 맞는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는 국가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어린이에 대한 어른들의 생각을 다시 한 번 가다듬어야겠다. 어린이날이 어린이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정도의 기념일이 돼선 곤란하다. 방정환 선생의 뜻을 기리고 그에 맞는 어른들의 역할과 노력이 뒷받침 되도록 해야 한다.
서울 망우공원에 있는 그의 묘지 앞에는 동심여선(童心如仙)이란 비문이 있다. “아이 만큼은 신선과 같다”는 내용이다. 어린이들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글이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올바르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부모와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이 지속적으로 있어야겠다. 궁극적으로 어린이들이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른들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날이 되어야겠다는 것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전국의 어린이들은 모처럼 풍성한 행사와 더불어 부모와 함께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기념일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그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을 가지는 것이 방정환 선생의 뜻을 기리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