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 5일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에는 총유권자 4천247만9천710 명 중 26.06%에 달하는 1천107만2천310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는 22.28%로 전국 17개 시·도(평균 26.06%) 중 가장 낮았다. 경북은 27.25%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지난해 20대 총선 당시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10.13%로 전국 17개 시·도(평균 12.19%) 중 16번째, 경북은 14.07%로 전국 5번째였다.
일부에서는 높은 사전 투표율에 대해 이른바 `황금연휴`가 이어져 미리 투표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사전투표자수가 1천100만 명을 넘는다는 것은 선택을 끝낸 유권자들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물론 유권자들의 `소신투표`가 많이 늘어났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다자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선거는 불가피하게 누가 2위를 할 것이며, 3위와의 득표율 차이는 얼마나 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까지 높여왔다. 이번뿐만 아니라, 미래의 권력지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도 함께 생각해야 하는 복잡한 선거가 됐다. 그런 다단한 생각들이 영남 유권자들의 참여를 주춤거리게 하는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미국의 드라마 평론가이자 비평가였던 조지 네이선은 “나쁜 관리들은 투표를 하지 않는 좋은 시민에 의해 선출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선거결과 바람직하지 못한 인물이 뽑히는 폐단은 선량한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하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일종의 경고다. 더 냉정하게 말하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은 위정자들의 오류를 함부로 말할 자격을 상실한다는 의역이 가능하다.
투표는 국민을 진정으로 섬기는 제대로 된 지도자를 만드는 첫 걸음이다. 찢겨진 민주주의의 그물을 다시 짜는 길도 투표에서 시작된다. 당장은 아닐지라도, 국가안보를 튼튼히 구축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번영된 나라를 건설하는 일은 투표에서 비롯해야 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는 일은 오롯이 우리 유권자들의 몫이다. 조금 더디더라도 이 길을 가야 한다.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