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시대가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약속했던 대로 첫날 자유한국당 당사를 비롯한 야당 사무실을 차례로 방문해 대화정치를 다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새 정부 출범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기대치는 대단히 높다. 유권자들이 일정부분 정책내용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측면에서 대통령의 실천의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문제는`소통`이다. 만나고 대화하고 또 만나는 무한 소통의 정치가 펼쳐져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선서에 이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며 “역사와 국민 앞에 두렵지만 겸허한 맘으로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며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겠다. 베이징과 도쿄에도 가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며 “한편으로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왕성한 소통행보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권위주의와 신비주의에 찌든 지독한 `불통 정치`에 몸서리를 쳐왔던 국민들은 문 대통령의 `소통`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소통행보는 언론과의 허심탄회한 접촉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언론을 기피하기 시작하는 것은 이미 그 권력 내부에 떳떳치 못한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쓰라린 경험의 결과다. 언론과의 소통 여부는 곧 정권의 건강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수시로 기자들 앞에 서서 각본 없는 질의응답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지도자가 보고 싶다. 그런 소통문화를 언제까지 남의 나라 일로 여기고 부러워하기만 할 것인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소통행보`는 유명하다. 오바마는 백악관 출입기자단과의 자리에서 예상 밖의 위트로 참석자들의 폭소를 터뜨리기로 유명했다. 그는 특유의 너스레와 웃음으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뛰어난 코미디언`이란 평가까지 받았다. 오바마의 그런 소탈한 태도는 재임 중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거침없는 위트로 상황을 반전시키는 능력으로 나타났다. 언론과 소통을 잘하는 지도자는 반드시 성공하게 돼 있다.
부드러움은 뻣뻣함을 이긴다. 좌우로 나뉘어, 만나기는커녕 죽고살기로 물어뜯던 막장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만나서 털어놓고 이견을 조율해보고, 안 되면 다시 만나서 주장하고 양보하는 `소통의 정치`가 만개하기를 희망한다.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다짐이 반드시 실현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