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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이렇게 해서는 민심회복 못 한다

등록일 2017-05-15 02:01 게재일 2017-05-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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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선거에서 완패한 자유한국당이 금세 당권을 상정한 권력쟁투 복마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선거참패의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지도부도 없고, 패장 홍준표 전 대선후보는 쉬러 간다면서 미국으로 떠났다. 이미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도 경험했지만, 자유한국당의 낯 두꺼운 행태는 도무지 개선될 기미가 없다. 지금처럼 이래가지고는 민심회복은 한낱 헛꿈에 지나지 않는다.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7월에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를 놓고 권력쟁탈전이 일찌감치 달아오를 조짐이란다. 가장 큰 관심사는 홍준표 전 대선후보의 당권도전 여부다. 홍 전 후보는 12일 오후 3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대선패배 책임론 제기에 “친박은 좀 빠져줬으면 한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하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홍 전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처음에 판을 짜는 것을 보니까 우리가 할 역할이 참 많은 것 같다”고 말해 언제든지 돌아와 당권 장악과 대여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암시했다. 일각에서는 본인이 다 쓰러진 자유한국당의 대표로 선거를 치러서 24%나 표를 얻으면서 2위를 한 만큼 당 대표로 추대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추론도 나온다.

정우택 원내대표의 당권도전 여부도 관심이다. 정 원내대표는 발언과 달리 전대 출마를 위해 사퇴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4선의 홍문종 의원은 당권도전 후보군 중 가장 출마의지가 강하다. 그밖에도 최고위원을 지낸 나경원 의원과 대선후보 경선에서 나섰던 안상수 의원, 원내대표를 지낸 정진석 의원 등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박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바짝 엎드렸던 친박계가 어떤 식으로든지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아 친박-비박 간의 계파 대리전이 전개될 공산도 점쳐진다. 친박계와 손을 잡는 세력의 성패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정치권에서 치러지는 선거에서 `패배`는 사실상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다. 투철한 반성과 쇄신을 통해 민심을 되얻으면 다시 권력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 탄핵국면은 물론 이번 대선 전후 자유한국당의 행태는 너무나 상식을 벗어나 있다. 한국당 후보를 지지한 보수유권자들의 표심은 결코 흔쾌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다. 진보정권 탄생에 대한 우려나 제발 잘해보라는 채찍의 의미로 해석돼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선거에서 참패한지 며칠이나 됐다고, 책임지는 모습은 커녕 당권전쟁 채비를 하고 있다는 전언은 또 한 번 실망을 보태는 소식이다. 자유한국당이 사랑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지금보다 열배 백배 더 진정성 있는 반성과 쇄신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이런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행태로는 어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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