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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털시장 30조 시대… `못 빌릴 게 없다`

연합뉴스
등록일 2017-05-22 02:01 게재일 2017-05-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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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TV·탈모치료기 등<BR>`소유`에서 `임대`로 전환

한국 소비 경제 유형이 `소유`에서 `임대(렌털)`와 `공유`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21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렌털시장은 25조9천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2011년 19조5천억 원에서 5년 만에 32.8% 성장한 것이다.

특히 국내 렌털 산업에서는 렌터카와 카셰어링 등 차량 렌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카셰어링 업체 쏘카의 2012년 회원 수는 3천 명이었다. 차량 대수와 매출액도 각각 100대, 3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회원 수가 240만 명으로 늘었고 차량 대수는 6천400대가 됐다. 매출액은 908억 원으로 뛰었다.

최근에는 건강과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정수기를 비롯해 비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등 가정용품 렌털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백화점과 홈쇼핑 등 유통업체들도 렌털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7월 패션 렌털 전문 매장인 `샬롱 드 샬롯` 1호점을 본점에 열었고, 이달 잠실점에 2호점을 개장했다.

현대홈쇼핑은 전통적 렌털상품 외에도 전동침대, 의료기기 등을 내놓고 있다. 모션 베드(전동침대)는 매출 목표 달성률이 최대 210%를 기록할 정도로 방송 때마다 인기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들어 렌털상품 편성 비중을 작년보다 10% 이상 확대하고 상품군도 친환경 전기차, 애완동물 용품, 셀프미용기기 등으로 다양화했다. 롯데홈쇼핑의 렌털 부문 매출은 작년보다 16%가량 성장했다.

김재필·나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개인의 만족을 높이는 스마트한 소비가 나타나고 있다”며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쓰는 `공유형 렌털`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렌털서비스`라고 하면 단순히 자동차·정수기·비데를 떠올리던 시대는 지났다.

수년간의 불황 속에 렌털시장이 성장하면서, 의류나 명품은 물론 요실금·탈모치료기구 등까지 빌려 쓸 수 있는 품목들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고가의 의류나 명품 가방을 빌려주는 `패션 렌털서비스`는 어느새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 정도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본점 샬롱 드 샬롯 1호점의 경우, 현재 렌털 건수가 개점 첫 달의 두 배 이상에 이르고, 취급 품목 수도 9개에서 15개로 크게 늘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SK플래닛의 `프로젝트 앤`은 이용권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의류나 가방 등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총 150개 브랜드의 의류 3만여 개를 갖추고 있으며 이용권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8만 원을 내면 한 번에 한 벌씩 모두 네 벌을 빌려 입을 수 있고, 한 벌당 최장 15일 동안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명품 판매 사이트 리본즈는 명품 렌털서비스 `온리`(ON:RE)도 함께 운영 중이다.

매달 7만9천 원을 내면 명품 브랜드 가방이나 시계를 원하는 만큼 무제한으로 빌려주는 서비스다. 제품을 대여한 후 월 1회 무료로 교환할 수 있으며 이후 1만 원만 더 내면 멤버십이 유지되는 기간 내 원하는 만큼 교환할 수 있다.

렌털서비스 영역이 빠르게 커지면서, 한 번 집에 들여놓으면 최소 5~10년씩 `붙박이`로 이용하는 내구재 가전제품의 대명사 `TV`를 수 개월 단위로 빌려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이색 렌털 제품을 가장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은 홈쇼핑이다.

요실금치료·탈모치료기, 가슴관리기기 등 건강관리용품부터 움직일 수 있는 `모션베드`, 반려동물을 위한 `펫 드라이룸` 등을 모두 홈쇼핑에서 빌릴 수 있다.

현대홈쇼핑은 `이지케이 요실금치료`·`헤어빔 홈케어 탈모치료` 등 의료기기 렌털서비스를 최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탈모치료기는 하루 18분씩 6개월 이상 사용하면 탈모 치료에 도움을 주는 기기로, 역시 39개월 렌털 기간이 종료되면 소유권이 고객에게 넘어간다.

롯데홈쇼핑은 여성을 위한 가슴 관리기기인 `이브라 시스템` 렌털, 반려동물 털 건조기 등의 렌털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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