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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공단 구조고도화 옆길로 새는 중

김락현기자
등록일 2017-06-29 02:01 게재일 2017-06-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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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재원 투입 사업 없고<BR>민간대행 사업 등만 치중<BR>진행 중 문제점만 불거져<BR>혁신 강화, 환경 개선 등<BR>입주업체 지원 취지 외면<BR>기업활동 도리어 저해만”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구조고도화 사업이 기업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기업들이 외면하는 주된 이유는 구조고도화 사업이 당초 취지인 입주기업의 경영활동 지원과는 거리가 먼 사업들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구조고도화사업은 지난 2013년 정부가 노후산단 리모델링을 통해 입주기업체의 경영활동을 지원하고, 산업단지를 청년층과 첨단기업에게 매력적인 창의·혁신 공간으로 재창조한다며 혁신역량강화, 환경개선, 공간재편 등 3개 영역에 3년간 약 3천억원(국비·산단공 2천억원, 지방비·민간 1천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구미공단에 추진되고 있는 구조고도화사업은 혁신역량강화와 환경개선, 공간재편과 거리가 멀다.

현재 이 사업은 구미시가 추진하는 전자의료기기 지식산업센터(411억원)와 산단공이 펀드로 추진하는 주거용 오피스텔(597억원), 민간대행사업인 스포츠 콤플렉스(190억원), 도시형 생활주택(284억원) 등으로 공적재원 투입이 필요한 공익사업은 단 한 건도 없이 모두 민간대행과 펀드사업에 국한돼 있다.

여기에 민간대행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오리온전기와 산단공이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 콤플렉스 건립사업은 3만3천449㎡부지에 190억원을 들여 옥외 풋살장(3면), 실내 풋살장(3면), 복합실내체육관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산단공은 공단 내 근로자들의 운동, 휴식, 문화공간을 제공해 여가활동을 지원한다는 계획이지만, 풋살 이용자가 한정되어 있는 만큼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당초 이 부지에는 아이스링크를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풋살장으로 변경 승인됐다.

또 도시형 생활주택은 사업대상지가 공단이어서 주거지역으로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학교 등의 교육 기관과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악취와 소음 등의 환경 민원이 제기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구미공단의 한 기업은 기숙사 부지를 매각했다가 부지 매각비보다 많은 예산을 들여 하수처리 방지시설을 갖춰야 했다. 매각된 부지에 아파트가 들어서 입주한 시민들이 악취 민원을 끊임없이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환경기준을 모두 지켰지만, 지속되는 민원으로 인해 390억원을 들여 폐수처리장 지하화 사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업체뿐만 아니라 인근 다른 업체 11곳도 810억여원을 들여 방지시설을 갖춰야 했다.

구미공단의 업체 대표 Y씨는 “구조고도화 사업은 입주 기업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인데, 공단 환경개선 사업은 하나도 없고, 어떻게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사업들만 골라서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산단공은 구조고도화의 당초 취지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꼼꼼이 살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산자부와 산단공은 29일 ㈜오리온전기 부지에서 `구미단지 구조고도화 발전전략 및 비전 선포`와 `스포츠 콤플렉스 기공식`을 연다. 이날 행사에는 황규연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과 백승주 국회의원을 비롯해 산·학·연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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