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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 미세플라스틱` 대책 시급하다

등록일 2017-10-18 21:00 게재일 2017-10-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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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이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며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민주당 김현권 국회의원이 최근 확보한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보고서를 분석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육지에서 사용되고 버려진 플라스틱은 경북의 젖줄인 낙동강과 한강 등 전국 강 하구에 집중돼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은 지난해 경남 진해·거제의 양식장과 인근 해역에서 굴·담치·게·지렁이 4종을 잡아 내장과 배설물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139개체 중 97%(135개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동물성 플랑크톤을 미세플라스틱이 담긴 수조에 넣고 40일 동안 관찰했더니 생존율이 떨어지고 성장이 늦었다.

동물성 플랑크톤은 굴·담치·게·지렁이의 먹이다. 보고서에서는 다른 어류의 소화기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종전 조사(2012~2014)에 따르면 우리나라 진해·거제 해역의 미세플라스틱 양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해역을 포함, 전국 18개 해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그 양 또한 다른 나라의 검출량보다 많았다.

`죽음의 알갱이` 또는 `바다의 암적인 존재`라고 불리는 미세플라스틱은 미세화돼 크기가 5㎜ 이하가 된 합성 고분자화합물을 뜻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치약, 세정제, 스크럽 등에 포함돼 있는데, 150ml 제품에 대략 280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인간의 체내에 흡수되면 장폐색을 유발하며 에너지 할당, 성장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신·수유 여성의 경우 꽁치·고등어 같은 일반적인 어류는 일주일에 400g이하, 먹이사슬 윗단계에 속하는 참치 등 심해성 어류는 100g이하로 먹고, 유아는 일주일에 어류를 100g이하로 먹되 심해어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미국은 2015년 `마이크로비즈 청정해역 법안`으로 물로 씻어내는 제품에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스웨덴도 화장품에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7월부터 미세플라스틱을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했고, 해양수산부에서는 미세플라스틱 환경영향 정밀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2020년에 발표할 예정이다.

플라스틱은 인류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꾼 최고의 발명품이다. 무심코 쓰고 버린 플라스틱이 치명적인 독이 되어 인간을 역습하고 있다. 해양 연안 전반에 대한 오염현황 파악과 정밀한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해양으로 투기되는 플라스틱에 대한 강력한 규제조치가 필요하다. 조금만 더 늦으면 아주 늦을 수도 있다. 하루빨리 미세플라스틱으로 초래될 재앙을 막아낼 대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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