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대게 먹자” 주말시장<BR>전국서 몰린 관광객으로 북적<BR>제철 수산물 주문 폭주하고<BR> 김장철 장보기 인파도 넘쳐<BR>시, 소비촉진 홍보 총력전
“대구에서 여자친구랑 같이 왔어요. 아무리 그래도 제철 과메기를 포기할 수 없죠!”
11월 마지막 주말 동해안 최대 전통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은 문전성시를 이루며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위축됐던 지역 상권이 회복세를 찾아가고 있다. 죽도시장의 활기를 찾고 있는 것은 마침 제철을 맞은 포항 겨울철 특산품인 과메기와 대게, 신선한 수산물 등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제철을 맞은 과메기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에서 주문이 이어져 지진 여파로 상권위축을 걱정하던 상인들 사이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6일 오후 2시께 포항 죽도시장 내 과메기 골목은 수많은 인파로 가득했다. 경기 침체 등을 우려했던 모습과는 달리 상가마다 차려진 진열대 앞에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포항 과메기`를 사러 온 관광객들이 줄지어 있었다. 도로변에는 관광버스와 차들이 이미 포화상태였다. 불과 10일 전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울상을 겪던 진앙지 포항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죽도시장 내 과메기 상인 A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손님이 없어 힘들었는데, 숨이 확 트이는 기분이다”며 “과메기 철이 오면서 전국에서 주문이 몰리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수산물 시장도 북새통이긴 마찬가지였다. 때마침 경북동해안의 김장철이 시작되면서 김장김치에 넣을 생선구입부터 고등어구이 등 저녁거리를 사러 온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경주에서 온 주부 B씨는 “이맘때쯤 김장에 넣을 갈치를 사러 늘 죽도시장에 온다”며 “지난해 경주 지진 만큼이나 포항 사람들도 힘들었을 텐데,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죽도 어시장 한쪽에서는 큼직하게 다리를 벌린 대게를 구경하려는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대게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관광객들은 너도 나도 대게 음식점을 찾아 나섰다.
죽도어시장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횟집들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회센터 앞도로에 관광객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들이 길게 줄지어 정차해 있었고 관광객들은 어시장에서 장을 보거나 횟집에 들러 동해안 각종 해산물 별미를 맛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대게 상인 최모(43·죽도동)씨는 “지진 이후 전국에서 포항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는 것 같아 위로가 된다”며 “힘든 건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다 같이 한마음으로 극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지진 피해복구와 함께 지진으로 인해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시는 구룡포과메기조합과 함께 과메기 소비 촉진 홍보를 비롯한 지역 특산물 소비촉진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이강덕 포항시장과 윤광수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은 오는 28일 `11·15지진 피해지역 안정화 대책 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유관기관단체과 상공인, 군, 언론, 금융, 종교, 농수산단체 등 지역의 각계 관계자 150여명이 참여해 11·15지진 피해로 인한 경기 침체 극복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24일 11·15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진 이후 지역상권, 기업피해, 기업유치 감소가 크게 우려된다며 지역경제 살리기에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건의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진 재난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빠른 시일 내 안정을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려 활력이 넘치는 포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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