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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칠곡호국평화기념관, 당국의 무사안일 탓?

등록일 2017-12-12 21:00 게재일 2017-12-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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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은 대외적으로 홍보할 때 대한민국에서 `호국과 보훈`을 말하면 칠곡군을 빼놓을 수 없다고 장담한다. 6·25전쟁 당시 수많은 젊은이가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졌던 곳이 칠곡이다. 이곳 다부동 전투는 1950년 8월1일부터 55일간 낙동강 방어선 고수를 위해 6·25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유명하다. 시산혈해를 이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건졌다. 칠곡이 바로 이런 곳이며 우리나라 대표의 호국평화 도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한 것이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이다. 칠곡군 석적읍 일대 9천461㎡에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사업비도 548억원이나 투입됐다. 2015년에 문을 열었다. 이 곳에는 전투체험관과 어린이 평화체험관, 4D입체영상관, 당시 사용된 각종 총기 등이 전시된 호국전시관이 마련돼 추모와 체험, 교육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그러나 호국평화전시관의 이용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개관한 지 2년이 지났으나 수익은 고사하고 활용도가 낮아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개장 처음에는 5개월 동안 8만여 명이 찾았으나 갈수록 인기가 시들해져 전국 최대규모의 전쟁기념관으로서 위상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누적관람객이 40만2천여 명으로 집계돼 초기 호응도에 비해 갈수록 관람객이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인건비와 전기료, 청소비, 상하수료 등 연간 3억원에 이르는 운영비만 까먹고 있어 대책마련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까지 지적된 문제점으로는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부재하다는 것을 먼저 손꼽을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이 호국과 관련한 내용이 아닌데다 타 교육기관과의 차별성도 없다고 한다. 초중등 학생 등 단체 예약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용객들이 대중교통 이용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어 교통 접근성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호국평화기념관 운영에 관한 행정당국의 마인드 부족에 원인이 있다. 각 도시가 지역특성에 맞는 문화관광산업을 개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호국평화`라는 국내 유일의 콘텐츠를 보유하면서 이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행정의 의지가 안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예산의 문제도 있겠으나 이를 극복하려는 행정당국의 의지와 노력이 더 중요하다. 칠곡군은 대구 인근도시로 군세가 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칠곡군 곳곳에 산재해 있는 호국의 유물들을 엮어 관광투어 길을 조성하는 등 빤짝하는 콘텐츠 개발로 도시의 경쟁력을 찾아야 할 때다. 지금이 칠곡군 도약의 골든타임일지 모른다. 분발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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