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불청객 미세먼지 때문에 연일 난리다. 일각에서는 3일간 춥고 4일간 따뜻한 날씨가 반복된다는 `삼한사온` 대신 4일간 미세먼지가 반복되는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까지 나돌 정도다. 미세먼지가 대도시를 넘어서 전국적인 문제가 된지는 이미 오래다. 국민건강을 해치는 치명적인 해악으로 떠오른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범국가적인 대책이 시급해졌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초미세먼지 중 중국 등 국외유입 비중이 55% 정도이고, 자동차 배기가스 또한 25%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동안은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의 비중이 높다는 핑계로 효과적인 대책 마련에 집중하지 않아온 것이 사실이다. 관련 법규 역시 국회에서 차일피일 처리를 미룬 채 줄곧 계류 중인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사람 머리카락 지름(약 70㎛)의 7분의 1밖에 안 된다. 각종 유해물질이 농축된 미세먼지는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몸에 축적된다. 때문에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을 악화시키고 각종 염증과 만성 기관지염, 폐렴, 폐암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2~2016년) 국내 폐암환자는 24.1%(6만4천377명→7만9천868명) 증가했다. 가장 많은 위암환자 증가율(9.7%)의 2.5배가량이나 많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미세먼지 증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자동차와 공장 등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는 폐까지 침투하는 치명적인 발암물질이다.
주의보 기준치를 초과한 162㎍/㎥의 미세먼지가 있는 날 마스크를 쓰지 않고 1시간 동안 밖에서 활동하면 흡연실과 같은 밀폐공간에서 담배연기를 1시간 30분 동안 마시는 것과 같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지난 2013년 미세먼지를 석면 벤젠 등과 함께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도시와 농촌지역을 가릴 것 없이 미세먼지와 중국발 황사까지 뒤범벅이 된 스모그 현상이 연일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952년 12월 런던을 덮친 최악의 환경 대재앙인 소모그 현상을 상기해야 한다. 만성 폐질환과 호흡장애로 1만2천여 명이 사망한 런던 스모그현상을 남의 일처럼 여겨서는 결코 안 된다.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펼치고 있는 `대중교통 출퇴근 공짜` 정책은 실효성 논란과 함께 `혈세낭비`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국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강력한 저감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이제 이 나라에서 `시골은 공기가 좋다`는 말이 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