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우는 것처럼 독서는 우리의 뇌를 자극해 뇌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노인에게는 치매나 기억력 장애와 같은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도 유효하다. 독서의 유용성을 설명하려면 끝이 없다. 선진국일수록 국민의 독서량과 1인당 장서 보유율이 높다. 이런 유용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환동해권 중심도시로 성장하려는 포항시의 장서 보유율이 우리나라 평균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니 실망이다. 작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공공도서관 장서 수는 2.1권이나 포항은 시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까지 포함해도 1.5권 수준이다. 시민들이 베스트 셀러나 신간을 빌려 보려고 해도 제 때 신청을 할 수가 없다. 포항시의 공공도서관 장서 수는 53만권 정도로 비슷한 인구수의 성남시 분당구(130만권)나 경남 김해시(61만권) 경기 안양시(146만권)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올해 포항시가 도서구입비를 삭감했다고 하니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포항시는 작년 6억3천만 원의 도서구매 예산을 올해는 1억 원이나 줄인 5억3천만 원으로 편성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작년에 구입했던 5만6천여 권의 도서를 올해는 4만4천권으로 줄여야 할 판이다. 공공도서관 사업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밖에 볼 수 없다.
1998년 미국 시애틀에서 출발한 `한책 한도시(one book one city) 운동`은 금세기 최고의 독서 운동이다. 한 지역사회에서 지역민 모두가 함께 한권의 책을 선정, 읽고 토론하는 문화운동이다. 시애틀 공공도서관이 시작해 지금은 전 세계 수백 개의 도시로 확산되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경북에는 구미시가 10년 넘게 이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 발상지인 시애틀 공공도서관과 MOU를 맺기도 했다. 대구와 부산 등 많은 도시들이 현재 `한책 한도시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도 도서관 발전 종합계획을 짜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도서 확충은 물론 관련종사자 채용과 도서문화 확산을 위한 문화행사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은 환동해권 중심도시로 관광과 물류 중심의 국제도시를 꿈꾼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과 대학을 보유하고 있으며 도시민들의 자긍심 또한 높다. 공공도서관 사업은 도시의 품격을 높인다. 도서관 발전사업에 대한 당국의 폭넓은 관심이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