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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4.6 여진… 또 재난문자 늑장, 왜 이러나

등록일 2018-02-12 21:07 게재일 2018-02-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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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5시3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5㎞(흥해읍 초곡리), 진앙깊이 14km 지점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해 또 다시 일대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강진의 여진으로서 89차례 발생한 규모 2.0 이상 여진 중 가장 강한 여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긴급재난문자 서비스가 지진발생 7분 후에나 발송돼 국민들로부터 분통을 사고 있다. 정부는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인가.

포항시민들은 지난해 12월25일(규모 3.5) 이후 규모 3.0 이상 지진이 일어나지 않아 더 이상 강한 지진이 없을 것이라고 믿고 살다가 또 다시 강력 여진이 덮쳐 황급히 대피하는 등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포항·경주 지역에서 강한 흔들림이 감지된 지진 이후 35분 동안 약 6차례의 여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수분 만에 규모 2.5의 지진이 한 차례 더 발생했고 이후에도 몇 분 만에 규모 2.1~2.2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현재 경북에서 176건, 부산 321건, 대구 352건, 울산 134건 등 1천462건의 유감신고가 접수됐다. 6명이 경상을 입었고 건물 외벽 및 차량 파손 신고 등이 20여 건 들어왔다. 다행히 포항제철이나 원자력발전소 등은 지진 이후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진발생 이후 점검한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이날 포항 지진이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전국의 가동 원전은 지진으로 인한 영향 없이 모두 안전운전 중이며, 설비고장 및 방사선 누출 또한 없다”고 발표했다. 포항·경주 현지의 문화재 역시 피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15일 강진 발생 이후 살얼음판 걷듯이 살아가고 있는 포항시민들 사이에는 당국이 지진재난에 대한 불안감을 씻어주는 일에 너무 소홀하다는 불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흥해읍에 건설 중인 지열발전소가 지진 발생에 미친 영향이나 지진에 따른 액상화·공동화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과 대응책 마련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여전하다.

기상청이 지진발생 7분이나 지난 다음에야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또 다시 늑장대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행안부는 보도 자료를 통해 “긴급재난문자는 시스템의 일부 오류로 인해 발생 7분 만인 오전 5시10분에 발송됐으며 자세한 원인은 기상청과 함께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긴급재난문자 늑장발송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10초 안에 재난문자를 받고 신속히 대피하는 이웃나라 일본을 언제까지 부러워하기만 해야 하나. 정부의 재난대응 시스템이 아직까지도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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