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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사태, 환골탈태 계기 삼아야

등록일 2018-03-26 21:07 게재일 2018-03-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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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조성 의혹과 직원 채용비리 등을 둘러싼 대구은행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급기야 박인규 DGB 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지난 2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사임의 뜻을 밝혔다. 또 올 상반기 중 금융지주 회장직에 대한 거취도 표명하겠다고 했다.

박 행장의 사퇴 의사는 비자금 조성의혹과 직원 채용비리 등과 관련해 검·경의 수사가 6개월 이상 끌어온 데 대한 부담과 은행 내외부의 높아진 비판에 대한 부담이 커진 탓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직원채용 비리와 관련한 조사가 당초보다 파장이 커지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도 작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박 행장도 주총 안건 심의에 앞서 “여러 사안으로 지역사회와 주주,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지배구조 개선 및 새로운 도약과 은행의 안정을 위해 은행장직에서 물러난다는 뜻으로 퇴임 배경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따라서 대구은행은 이제부터 이번 사태와 관련한 중대 고비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후속 은행장 선임을 비롯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일련의 준비과정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 등이 얼마나 진정성 있고 진지하게 논의되느냐에 따라 사태 수습도 원만히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검찰의 수사로 비자금 의혹과 직원 채용비리 등에 대한 실체는 별개로 진행된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법에 따라 공평하게 진행하면 된다. 그러나 은행 스스로가 지금의 사태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한 뼈아픈 반성의 모습이 있어야만 대구은행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대구은행은 6개월 이상 각종 의혹 등으로 윤리경영에 대한 의심을 받아 왔다. 이번 기회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진솔하게 밝히고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통해 각오를 다져야 한다. 그래서 지역사회에 대한 반성과 함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1967년 지역민의 기대 속에 출발한 대구은행은 지역민의 관심과 애정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래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지역민의 마음은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착잡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대구은행은 우리지역 최고의 경제기관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 젊은이들에게는 지역 최상의 직장으로 부러움을 사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6개월 넘게 사태가 이어져 오면서 대구은행 위상에 적지 않은 상처가 생겼다. 수천 명의 직원들도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다.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아야 한다.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지역사회 속에서 대구은행이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

대구은행의 오늘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뼈 깎는 혁신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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