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까지 일시적 면제<BR>철강업계 대책마련 분주
한국이 오는 4월말까지 미국으로부터 25%의 철강 관세부과를 일시적으로 면제받았다.
지난 23일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25% 철강관세 부과가 4월말까지 잠정 유예됐다고 밝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지난 22일(현지시간) 상원 재무위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에 대해 관세 중단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관세면제 대상국은 한국을 비롯 유럽연합(EU),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등이다.
당장 급한 불은 껐으나 막판까지 안도할 수 없는 입장이다.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때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정부와 업체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한국 철강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왔다. 작년 12월에는 포스코 등 한국 철강 선재(線材) 제조·수출업체에 40.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바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미국의 철강 관세 4월말까지 유예 조치에 일단 안도하면서도 후속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미국과 철강 관세 협상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폭탄을 부과하자 중국 상무부가 3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서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철강사들은 관세 부담에 대비한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는 잠정적으로 미국에 수출을 중단하는가 하면 미국 현지투자를 강화하는 등 제각각의 대응책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관세부과 시나리오에 맞춰 고객사와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합의결과를 지켜본 뒤 현지법인의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동국제강은 다음달 선적 기준부터 대미 철강 수출을 잠정 중단하고 상황을 지켜본 뒤 수출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4월말 미국의 관세 협정이 확정되면 고객사와 본격적인 가격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세아제강과 휴스틸, 넥스틸 등 철강사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세아제강은 지난 2016년 휴스턴 현지 유정용 강관 전문 업체인 `라구나 튜블라 프로덕트 코퍼레이션`과 `OMK 튜브`를 인수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넥스틸의 경우는 지난달 총 400억원을 들여 미국 휴스턴에 신설공장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산업부와 USTR는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FTA 개정 협상을 진행했는데, 트럼트 대통령이 FTA 개정 등 원하는 사안이 관철될 때까지 철강 관세를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