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면제 효과 없어<BR>세아·넥스틸·휴스틸 등<BR>쿼터량 배정 치열한 신경전<BR>생산 공장 미국행 가속 전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및 철강 관세 면제 협상 결과에 강관업체들은 깊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측은 철강 품목별로 쿼터(수입 할당량 부과)를 설정했는데 유정용강관은 104만t으로 제한했다. 이는 작년 수출량의 51%에 불과해 관세 면제에도 불구하고 별 진전이 없다는 반응이다. 결국 미국측은 관세 25%를 면제해주며 생색을 내는 대신 한국산 유정용강관 수출은 104만t으로 묶어놨다.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한국의 대(對)미국 철강 수출물량을 2015~2017년 평균 대비의 70%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특히 철강 제품 중 대미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강관은 절반이상 줄였다. 업계에선 “생산 공장의 미국행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미국에 수출된 철강 제품은 총 362만t이었고 이 중 56%(203만t)가 강관류였다.
미국에 강관을 많이 수출하는 업체는 중견기업인 세아제강, 넥스틸, 휴스틸, 하이스틸 등이다. 문제는 강관 쿼터량 104만t을 업체별로 어떻게 나눌지 여부다. 쿼터량 배정을 놓고 업체간 심각한 신경전이 우려되고 있다.
넥스틸은 오는 11월부터 미국 공장을 가동해 강관을 생산할 예정이지만 그 전까지 `매출절벽`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유정용강관에 46.37%의 관세를 부과받은 뒤 미국 수출 비중이 90%에서 40% 이하로 떨어졌다. 관세 면제 효과가 사라진거나 다름없는 것이다.
넥스틸은 이번 관세면제 조치와 상관없이 미국으로 이전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수출 쿼터 배정과 무관하게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넥스틸 관계자는 “관세가 면제됐으나 수출량이 줄어 효과는 별로 없다”면서 “현재로선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법외엔 다른 대안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부 업체는 발 빠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세아제강은 미국 공장 가동률을 높이거나 증설하고 장기적으로는 현지 기업 인수합병(M&A)도 검토중이다. 세아제강의 대미 강관 수출량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간 50만t 수준이다.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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