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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북한 비핵화` 위한 진정성 입증해야

등록일 2018-03-30 21:40 게재일 2018-03-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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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전격적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고 돌아갔다. 남-북, 미-북간 대화국면이 전개되면서 비롯된 중국의 소외감과,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장 등 미국의 강고한 정상회담 준비과정에 자극받은 김정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회동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이 종전의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플레이에서 벗어날 것인가가 관심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시진핑의 확 달라진 역할을 기대한다.

대형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북-중 관계의 복원 움직임은 예고된 일이었지만 김정은이 직접 중국을 깜짝 방문한 것은 의표를 찔렀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 대남 유화공세, 대미 화해공세에 이은 거침없는 대외 행보의 연속이다. 집권 후 7년째 단 한 번도 외국을 방문하지 않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찾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면 성의와 격식을 보이면서 분명이 뭔가 실리를 챙기는 요청을 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어느 국가도 역할이 소외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북-중 관계의 개선은 나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북-중 정상회담의 성사 배경에 대한 분석들을 보면 걱정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안보보좌관 등 매파 강경론자들을 전면에 내세우자 북한이 중국에 손을 내밀며 도움을 요청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한편으로는 지난 6자회담 구조에서 언제나 중심축을 자임해왔던 중국이 최근 자기들이 쏙 빠진 대화국면 전개에 안달이 났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잃거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축소되는데 대한 우려가 이번 회동에 동기를 부여했을 것이라는 견해도 그럴 듯하다. 중국이 북한의 온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어긋나지 않는 진지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라면 새로운 모멘텀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한반도 분단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중국은 우리에게 그동안 진실하게 남북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국가가 아니었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의 논리로 북한을 두둔하면서 저들이 핵무기와 ICBM(대륙간 탄도탄)을 개발하는 여건을 조성해주는 교묘한 배경을 제공해왔다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이번 북-중 접촉을 바라보는 시각도 그 연장선상에서 심려가 나온다.

중국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혈맹 운운하면서 유엔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서 이탈하거나 혹은 고삐를 느슨하게 해주는 엉큼한 반칙을 해서는 안 된다. 특히 미국에 대한 견제심리에 빠져 한반도 평화 문제를 이해득실의 흥정거리로 삼는 소탐대실의 우를 범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G2국가를 추구하는 중국의 북한 비핵화를 위한 진정한 역할, 적극적인 기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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