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사내 유보금을 규제하자는 논의가 국회에서 벌어질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범주가 날로 엄격해지는 추세에 있다.
창업 50주년을 맞는 포스코가 지역사회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하겠다는 통큰 약속을 해 화제다. 포스코의 성장과 함께 동고동락 해 온 포항시민에 대한 포스코의 보답 성격이다. 앞으로 포스코 100년까지 포스코와 포항시는 상생의 길을 걷기로 약속도 했다. 오늘날 포스코의 발전과 성장은 지역민의 성원과 희생으로 이뤄진 값진 결과라는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의 1조원 투자는 당장 포항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도 적지 않겠지만 지진 등으로 힘들어 하는 포항시민에게 사기를 진작하는 효과도 크다.
포스코가 약속한 투자는 대략 6개항 정도가 된다. 신소재, 신성장 산업에 대한 발굴과 추진, 분양이 부진한 포항 블루밸리국가산단의 3년 내 매입, 방사광 가속기 등 첨단장비와 연구시설을 활용한 바이오산업에 대한 적극 투자, 지진 피해지역에 대한 재건축 사업 참여, 지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투자, 소외계층 지원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사회사업 등으로 분류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T/F팀도 구성키로 했다. 화급을 다투는 지진 피해지역에 대한 참여 등이 포함돼 포항경제 활성화에 대한 단초로서 기대도 크다.
영일만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포스코의 신화는 50년을 이어왔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대열에 올라서는데 초석의 역할을 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공로다. 지난 50년간 적자경영 한번 없이 세계최고 철강회사로 우뚝 선 기업이다. 민영화 이후 굴곡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치의 외풍 속에 오늘날 결과를 이룩한 포스코의 저력에는 임직원들의 공로가 우선한다. 그러나 이를 응원하고 포스코의 발전을 염원해왔던 포항시민들의 애정은 또 다른 포스코 성장의 힘이 됐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이윤의 극대화를 통한 고용창출뿐 아니라 회계의 투명성, 윤리적 책임, 자선적 책임 등 끝없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게 된다. 포스코의 이번 통큰 약속은 이윤의 지역사회 환원 차원을 넘어 정도경영(正道經營)의 모범으로 손꼽을 만하다. 특히 포스코의 이번 사례가 협력업체를 비롯 타 기업에 파급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