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취업청년 지원정책이 기존 재직자를 역차별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자 정부여당은 당정협의를 거쳐 보완책을 발표했다. 중소기업 재직자가 목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는 `내일채움공제`의 가입 요건을 재직 기간 2년 이상에서 1년 이상으로 완화하고, 취업 청년과의 형평성에 맞춰 지원액을 대폭 늘린다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피고용인 직접지원이라는 정부의 한계가 빤한 정책은 국가예산을 동원해 선심을 쓰는 정치적 목적을 위한 대증적 처방이 아니냐는 의혹어린 지적마저 내놓는다. 장기 불황으로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향상시키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신규채용 자체를 기피하고 있는 각박한 현실은 실제로 입증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일 발표한 `청년 일자리 대책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2.2%만이 평균 2.9명 정도의 상반기 청년 채용 의사를 밝혔다. 채용계획이 미정인 기업은 39.3%, 채용 의사가 없는 기업은 28.3%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청년 고용확대를 위한 노동현안 과제로는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완화`(47.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실질청년실업률이 20%가 넘는데도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다면 정부 예산을 사용할 수는 있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을 잠시 늘릴 수 있을지 몰라도 지속적 효과를 거두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취업자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보다 연구개발(R&D)과 첨단 설비 도입 등 생산성을 높이는 분야를 집중 지원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성장잠재력도 없고 경쟁력도 없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에게 국가예산을 퍼주기만 하는 구휼 수준의 대책은 제대로 된 정책이 아니다. 중소기업에서의 근무환경을 돈과 노동의 교환가치를 넘어 상호 인격적이고 화목하며 따뜻한 인간적 관계로 가꿔 대기업과 차별화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중소기업이 자신의 성장과 기업가로의 발돋움에 유리하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꿈과 도전정신이 있는 젊은이들이 스스로 중소기업으로 몰려드는 환경조건을 구축하는데 집중하는 게 백번 옳다. 언제까지 잡은 물고기를 나눠주는 미봉책에만 집착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