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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철강 쿼터’ 가이드라인 없어 대혼란

김명득기자
등록일 2018-04-11 22:55 게재일 2018-04-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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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시행 앞두고<br />철강협회 주도 협의도<br />아무런 결론 도출 못해<br />수출 많은 대형 업체보다 <br /> 중소형 업체 어려움 호소<br />

내달 1일부터 대미 철강 수출량이 지난 3년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되는 쿼터제가 시행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정부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철강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수출물량이 많은 대형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중소형 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유정용강관 수출기업들. 강관업체는 이번 쿼터제 도입으로 직격탄을 맞게됐다.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량의 51%인 104만t으로 물량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세아제강, 넥스틸, 휴스틸, 동양철관 등은 철강협회 주도하에 수출물량 협의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업체간 수출물량을 협의한다”는 전제만 내놓았을뿐 정확한 가이드라인은 제시하지 않은 탓이다.

강관업계는 수출물량을 제한한다는 것 외에 배분방식이나 HS코드 등 물품 세부사항, 쿼터 적용시 제시할 수 있는 옵션 등 세부사항에 대한 명확한 내용이 제시되지 않은 것이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견 강관업체 관계자는 “쿼터 분배를 업체들에 떠넘겼으니 알력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따지고 보면 유정관과 송유관 등을 생산하는 중대형 업체들의 판매 증가로 문제가 생긴 건데 피해는 중소업체가 고스란히 받게될 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업체별 생산량이나 수출량을 기준으로만 배분할 경우 기존 기업의 기득권만 유지하는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세아제강 관계자는 “아직 정부나 미국측의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고, 협의가 진행 중이어서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철강업계는 쿼터 배분 방식에 대해 연간 허용량보다 적은 물량을 수출할 경우 이를 ‘이월’하는 방안이나 수출 품목 중 한 품목의 쿼터 일부를 다른 품목에 활용하는 ‘전용’ 쿼터를 앞당겨 쓰는 ‘조상’ 등의 옵션을 미국측에 제시한 상황이다.

한편 미국은 베트남향 컬러강판 쿼터제 조치로 총 수출 물량의 70%를 업체별 강제 배분 방식으로 나눠 갖고, 나머지 30%는 선착순 방식으로 배분한 사례도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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