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정 넥스틸 대표<br />기업 혼자로는 역부족<br />정치외교 문제로 풀어야<br />수출기업 돌파구 안보여<br />미국으로 공장 이전 추진<br />
“국내에서 생산은 해답이 없다. 뾰족한 돌파구가 안보인다.”
박효정<사진> 넥스틸(주) 대표는 미국의 통상압박에 대해 “기업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는 힘들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해 주지 않으면 해결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제 대응하기도 벅차다”면서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돌파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9일 오전 포항철강공단 내 넥스틸을 찾아 박효정 대표이사를 만났다.
-현재 심정이 답답할텐데.
△화가 치밀어 속이 터질 지경이다. 지난 4월 미국 상무부로부터 유정용강관(OCTG)에 대한 1차 연도(2014-2015년) 연례재심 최종판정에서 24.92%의 덤핑마진율을 맞았다. 세아제강 2.76%, 기타 13.84%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설상가상으로 2차 연도(2015-2016년) 반덤핑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도 무려 46.37%를 부과 받았다.
포스코 열연강판을 사용했다고 해서 이런 반덤핑,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포스코 상계관세 부과에는 실질적인 근거가 없다. 주관적인 포스코 대응에 대한 패널티를 우리에게 전가시킨 것에 불과하다. 또 넥스틸이 구매한 포스코 열연강판이 얼마나 또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알 수 없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팩트도 없다.
한국산 OCTG에 대해 PMS(특정시장상황)를 적용한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한국에 중국산 열연강판이 대거 유입돼 시장가격이 왜곡됐다는 미국 철강업계 측의 주장을 상무부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향후 대응책은.
△결국 통상문제는 정치외교로 풀어야 한다. 기업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현재 미국 워싱턴 소재 대형 로펌 2곳을 선정해 국제무역법원(CIT)에 소송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상무부의 조치에 근거가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 대응하면 승소 가능성이 높고 WTO 제소와 달리 CIT 판결은 즉시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판결이 날 때까지는 2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정치·외교적으로 풀어 줘야 한다. 청와대와 국회, 산업통상자원부도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 그러면서 포스코의 대미 상계관세가 낮아지면 우리도 덩달아 혜택을 받게 되는데, 포스코가 미국 통상압박에 대해 적극 나서주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미국으로 이전이 최선책인가.
△그렇다. 다른 뾰족한 대안이 없다. 넥스틸은 내수보다는 수출위주의 기업이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이 높다.
현재 미국 휴스턴 공장은 미국내 파트너 3개사와 우리가 별도법인의 합작형태로 진행한다. 우리가 기계와 기술력을 제공하고 미국내 3개사가 부지와 공장을 건립하는 형식이다. 지금 현재 공장을 건립하고 있으며 내년 3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마치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심정이다.
-포항공장 직원들에겐 고용문제 이상 없나.
△이상 없다. 그 문제는 걱정 안해도 된다. 이미 구조조정을 거쳐 정예 인원을 둔 만큼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다. 연간 72만t(포항1·2공장)체제에 내수중심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그동안 총 5개 라인 중 4개가 수출용 제품을 생산해 왔는데 앞으로는 감축하면서 내수용으로 전환하게 된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