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4월 조성 안동호 인공 모래섬, 역할 톡톡

손병현기자
등록일 2019-07-24 20:25 게재일 2019-07-25 5면
스크랩버튼
쇠제비갈매기 41마리 부화<br/>안동시 “내년엔 모래섬 더 보강”

안동시가 바닷새 멸종 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 보호를 위해 안동호에 국내 최초로 조성<본지 4월 24일 1면·4면 보도>한 인공 모래섬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시는 ‘안동호에 갈매기가 산다’<본지 2013년 5월 20일자 1면> 단독보도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5회에 걸친 연속 추적보도로 주목을 받았던 안동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해 안동호에 지난 4월 조성했다.

2018년 봉화와 태백 등 안동댐 상류에 많은 비가 내려 수위 상승으로 기존 모래섬이 물에 잠기며 서석환경이 사라진데 따른 것.

조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물에 뜨는 가로 50m 세로 50m 구조물을 연결하고 실제 모래섬 절반인 가로 50m, 세로 20m, 면적 1천㎡인 바지선을 만들었다.

바지선 위에 배수가 잘되도록 부직포를 깔고 모래 120여t을 얹은 뒤 모래섬과 비슷한 지형으로 조성해 물속에 있는 옛 쇠제비섬까지 옮겨 12개 닻으로 고정했다.

새끼 보호를 위해 수리부엉이 등 천적을 피할 수 있는 은신처, 수면에서 새끼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경사면도 만들었다.

지난 4월 6일, 이 인공 모래섬을 찾은 쇠제비갈매기는 2~3일간 짝짓기를 끝내고 24일부터 둥지 22개에 알 48개를 낳았다. 이후 6월 1일 이들 가운데 일부가 부화했다.

시는 인공 모래섬에 설치한 태양광발전 폐쇄회로(CC)TV로 일부 둥지에서 2마리의 새끼가 어미 품속에 안긴 장면과 둥지 주위를 노니는 모습, 빙어를 삼키는 장면, 어미가 자맥질을 한 뒤 적신 몸으로 새끼를 더위로부터 식혀주는 장면 등을 확인했다.

첫 탄생의 주인공은 인공 모래섬 23번 둥지다. 시는 첫 번째로 태어난 쇠제비갈매기 새끼를 국내 최초 인공섬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로 ‘인공이’라고 이름을 지었고, 둘째를 안동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로 ‘안동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당시 조류학자들은 밤낮 기온 차이, 호수 수위 증가 등으로 상당수가 부화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행히 새끼 41마리가 부화됐다.

이 중 1마리는 폐사하고 1마리는 수리부엉이에게 잡아 먹혔다. 결국 39마리 만이 성장해 최근 호주로 날아갔다.

시는 쇠제비갈매기가 번식을 끝내고 모두 떠남에 따라 110여 일 동안 번식기에 보금자리가 됐던 안동호의 인공 모래섬을 조만간 철거할 예정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기존 모래섬을 보강하고 대체 서식지 조성과 위치추적 장치 부착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