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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과 4차 산업혁명

등록일 2020-03-08 20:06 게재일 2020-03-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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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조 경산시장
최영조 경산시장

원효·설총·일연은 경산이 낳은 민족의 스승으로 경산은 이들을 삼성현으로 추앙하고 있다.

원효는 신라 삼국통일 시기에 대중불교를 널리 전파해 정신적 통일에 크게 기여하였고 설총은 이두를 집대성하고 유학을 가르쳐 일반국민으로 하여금 문자를 알게 하고 일연은 몽골 침략시기에 삼국유사를 지어 민족자주의식을 확립했다.

삼성현은 압독국과 함께 경산의 뿌리이며 정체성이다.

경산시가 삼성현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이분들이 경산지역 출신이기 때문이 아니라 당대의 시대적 과제를 혁신적으로 풀어냈던 위대한 인물에게서 이 시대 과제인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문학적 지혜를 얻고자 함이다.

원효대사는 당나라 유학길에 동굴에서 하룻밤 자던 중 해골에 고인 물을 모르고 마신 일화를 남겼다. 이를 계기로 인간의 인식의 불완전성을 크게 깨닫고 많은 저술을 통해 일심(一心)과 화쟁(和諍), 통섭(通攝)의 원리를 설파하였으며 판비량론(判比量論)에서는 초분별의 경지를 제시하는 등 한국 고유의 독창적인 사유구조를 확립했다.

설총은 일반의 어문생활을 크게 개선해 ‘세종 이전의 세종’으로 일컬을 만한 분이다. 비로소 우리말로 유학 경전을 읽어 내게 되면서 문화의 기반을 크게 넓혔다. 설총이 유학을 가르치던 ‘석독구결(한문을 우리말로 풀어 읽을 수 있도록 문장 사이에 달아 놓은 구결)’ 방식은 고려 때까지 쓰였고 그로 인해 유학의 종주로 추앙받아왔으며 지금도 향교에서 배향할 때 첫 자리를 차지한다.

일연선사는 삼국사기에서 다루지 않았던 단군신화와 고조선의 역사, 민중의 역사를 처음으로 기록하여 민족 자주의식을 드높였다. 삼국유사는 몽골 침략시기 고통스런 현실을 직시하던 한 승려의 삶이 담긴 치유와 통합을 위한 역사서이기도 하다.

경산시는 삼성현의 정신을 기리고 이어받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남산면 인흥리 일원 26만2천462㎡에 총사업비 513억원으로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지어 창의문화도시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개장 이래 삼성현에 관한 학술대회를 비롯해 어린이 미술대회, 백일장, 궁도대회, 전시회,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로 주말마다 가족 관람객들이 붐비고 삼성현역사문화관은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되었으며 공원은 가족과 공동체의 가치를 일깨우는 문화의 중심으로,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산시가 삼성현을 기리는 뜻은 이 같은 행사나 시설에만 있지 않다. 삼성현은 시대가 나아갈 방향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내고 혁신적인 사고로 이를 선도해간 선각자들이었다. 경산시는 4차 산업혁명 선도도시로서 삼성현의 혁신적인 사고와 태도를 이어받겠다는 것이다.

201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을 ‘물리계, 디지털계, 바이오계 기술의 융합’이라고 정의했다.

원효 사상은 한마디로 말하면 화쟁회통(和諍會通)이라 할 수 있다. 모든 갈등과 싸움은 원래 한마음(一心)에서 나온 것이므로 분별하는 인식의 한계를 넘어서 통섭에 이르면 모두 해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 융합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원리와 방법상 일맥상통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창의력이 도시의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이며 문화적 역량이 창의력의 원천이라고 한다. 2015년 유엔총회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2030 의제’를 채택하면서 목표11에서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달성‘을 제시하고 그 하위목표로‘문화적 자연적 유산의 보존과 보호 노력의 강화’를 강조하였다. 또한 유네스코는‘문화 : 도시의 미래’라는 관련 보고서에서 도시를 매력적이고 창조적이며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은 문화라고 밝혔다.

이는 4차 산업혁명으로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인문정신으로부터 해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을 지원하는 관점으로서 동시에 문제점 극복의 원리로서 우리가 삼성현을 잘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경산시는 2017년부터 경산발전 10대전략을 수립하고 4차 산업혁명 선도도시 및 창의문화도시 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그 중심에 삼성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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