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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막아줄 외벽 세우고, 화장실도 안으로… “정말 우리집 맞아요?”

이바름기자
등록일 2020-12-30 20:17 게재일 2020-12-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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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집다운 집으로<br/>  (6) 문경시 아동주거빈곤 현장 주거개선 이후 이야기<br/>불편한 옛집 살던 문경 A씨네<br/>리뉴협동조합 따뜻한 손길 받아<br/>새 단장한 집에서 새해 맞이해
문경 A씨의 집에 새 옷을 입히고 있는 인부들. 가옥 주변의 빈 공간을 활용해 내부를 확장, 외벽을 만들어 단열효과를 높임과 동시에 따로 떨어져 있던 화장실을 한 공간에 담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제공

아이들에게 ‘집다운 집’이 생겼다. 여름의 열기와 겨울의 한기를 막아줄 수 있는 외벽이 생겼고, 갓을 고쳐 쓴 듯, 비뚤어져 있었던 지붕도 제자리를 찾았다. 쥐나 이름 모를 벌레들과 숱하게 함께 했던 ‘불편한 동침(同寢)’과도 작별했다. 이들은 올해 크리스마스를 그 어느 해보다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냈다는 후문이다.

문경에 살고 있는 A씨 가정에게 최근 새집이 찾아왔다. 1960년대 지어진 가옥이 60년 만에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새 단장을 했다. 가장 큰 변화는 물론 외관이다. 앞·옆으로 공간을 확장해 5인 가족의 생활반경을 넓혔고, 따로 떨어져 있었던 화장실을 한지붕 아래로 흡수했다. 단열 효과는 물론, 한밤중 화장실 가기가 무섭다던 아이들의 불평 섞인 말도 새집에 입주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완공된 후의 모습.
완공된 후의 모습.

아이들의 무릎 높이까지 올라와 있던 문턱도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서 사라졌다. ‘구멍송송’ 창호지문도 함께 교체됐다. 초등학생 삼형제가 항상 걸려 넘어지기 일쑤였던 문턱이 없어지면서 A씨 부부는 드디어 한시름을 놓게 됐다.

약 한 달간 리모델링을 진행한 리뉴협동조합은 “벽면은 흙으로 만들어져 비바람이 부는 경우 집 안으로 모두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지붕도 내려앉아 지속적으로 노출 시 붕괴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화장실이 외부에 위치했고, 아동의 방 옆에는 축사가 있는 등 여러 가지 개선사항이 필요했다”면서 “많은 곳을 공사해왔지만, 문경 가정의 경우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참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아이들 방 출입문. 기존에 무릎 높이까지 올라왔던 문턱을 없애고 창호지문을 교체했다.
아이들 방 출입문. 기존에 무릎 높이까지 올라왔던 문턱을 없애고 창호지문을 교체했다.

이어 “우선 비바람을 차단하고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주택 전면부에 방풍실을 조성하고, 지붕 누수구간을 보수하는 공사를 실시했다. 단열과 도배를 통해서 에너지효율을 높이면서 기존에 아동방과 방풍실을 연결하는 출입문을 새롭게 설치해 언제든 아이가 뛰놀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선물해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이 항상 더위나 추위와 싸우고 있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인해 따뜻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뛰어놀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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