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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카’ 포항 상륙… 지역 중고차 업계 생존 투쟁 예고

이바름기자
등록일 2021-05-23 20:18 게재일 2021-05-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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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엔카’서 브랜드명 바뀐<br/>전국 40개 매장 둔 ‘초대형’ 기업<br/>막대한 자금력·네트워크 갖춰<br/>지역 76개 상사 “생계위협 체감”<br/>오늘 포항시청서 기자회견·집회

포항지역 중고차 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200여명이 넘는 인원으로 구성된 포항시중고자동차협의회는 최근 내부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까지 따로 만들어 앞으로의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이들은 24일 포항시청 앞에서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생존권 보장’을 위한 강경 투쟁에 나선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포항지역에 ‘K카(K car)’가 상륙했다. 지난 2018년 ‘SK엔카’에서 브랜드명을 바꾼 K카는 중고차 업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초대형’기업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매장 개수만 전국에 40개에 육박한다.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등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와중에 올해 포항에 둥지를 틀었다.

지역 중고차 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있다. 총 76개 상사에서 법인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개인사업자인 이들은 K카의 포항 진출이 생계를 위협하는 살인적인 체감으로 다가온다고 입을 모은다. 법적으로는 중소기업으로 분류됐지만, 대기업 수준의 막대한 자금력과 네트워크 앞에서는 개인사업자가 경쟁상대조차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중고차 시장은 무엇보다 차량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자 힘이다. 연식과 차종 등에서 다양성을 확보해야만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차량을 소개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2020년 기준 포항지역에서 거래된 중고차는 7천600여대 정도다. 업계에서는 K카의 포항 진입으로 당장 2천여대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가피한 출혈경쟁으로 손실은 계속해서 늘어나 50%까지 빼앗길 것이라는 예상도 적잖다. 차량을 사고파는 행위가 어려워지면서 중고자동차 매매상사가 하나둘씩 문을 닫게 되고, 차량 광택 등 연관 업종까지 도미노처럼 줄도산할 게 뻔하다는 게 지역 중고차 매매업 종사자들의 한탄이다.

포항시중고자동차협의회 관계자는 “중소기업 접합 업종에 제한됐던 SK엔카에서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기 위해 종소기업 규모로 줄여 중고차 시장에 재진입한 게 바로 K카”라면서 “지난 4월께 업계 종사자들이 K카를 항의 방문해 우리들의 사정과 뜻을 전달했는데, K카 본사는 아직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24일 기자회견과 집회, 이강덕 포항시장 면담 등을 통해 K카의 포항진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북도내 타지역 협의회나 조합 등과 연계해 K카의 지역 진출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K카 포항지점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지침이) 내려와야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큰 문제되고 그럴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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