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일부 시의원들 공무원 죄인 다루듯 한다” 성명 발표<br/>발끈한 시의회, 의장실 찾아 고성 지르며 항의하는 사태까지 번져
구미시의회 개원 이래 최초로 행정사무감사 연기사태<본지 6월 4일자 5면 보도 등>가 벌어진 이후 구미시공무원노조와 구미시의회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구미시의회는 9일 구미시공무원노조가 발표한 성명서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행정사무감사를 보류했다.
앞서 구미시공무원노조는 지난 8일 성명서를 통해 “일부 시의원의 작정이나 한 듯이 눈을 부라리고 윽박지르기가 주가 된 것 같아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며 “본질과 상관없는 발언으로 전체 직원을 싸잡아 폄하하고, 공무원을 마치 죄인 다루듯 시종일관 호통치는 고압적인 어투와 자세는 동반상생의 수평적관계가 아닌 행감을 빌미로 군림하는 의회로 돌아가려는 것인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구미시의회는 당초 공무원노조의 성명서에 대한 유감을 표하고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기획행정위 소속 의원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예정됐던 오전 10시가 넘어서도 행정사무감사를 시작하지 못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홍난이 의원은 공무원노조성명서에 대해 시의회 차원의 유감을 표명한 뒤 시의원 본연의 의무인 행정사무감사는 그대로 진행한다는 의장단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의장실까지 찾아가 고성을 지르며 항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의원은 “당사자의 의견도 듣지 않고 의장단 마음대로 결정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 열릴 예정이던 구미시의회 행정사무감사는 대부분 오는 11일로 연기됐다. 이날 유일하게 개원한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안장환 위원장이 노조에 대해 유감 표명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만약 일부 의원의 표현이 과한 부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행정사무감사는 행정전반에 대한 집행부의 정책방향을 점검하고 문제점과 대안을 찾아가고자 하는 의정활동의 꽃”이라며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성명서를 발표해 의원의 감사의지를 꺾어 시정발전을 위한 의원들의 노력을 폄하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공무원들은 시의회의 유감 표명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구미시 공무원은 “초선 의원이 3선이나 된 의장에게도 고성을 지르고 대드는데 공무원들에게는 오죽했겠냐”면서 “지금도 의회는 ‘싸가지’라는 표현이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구미/김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