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싱가포르·대만 등과 협의 중<br/>빠르면 내달부터 시행될 가능성<br/>백신 접종자 격리 없이 여행 가능<br/>직장인들 여름휴가 앞두고 큰 관심
“여름휴가를 최대한 미뤄보려고요. 10월부터는 예전처럼 쉽게 해외여행을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직장인 김모(34·포항시 북구 장성동)씨는 2차 예방접종을 앞두고 최근 매일같이 국제선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외교부 홈페이지를 들어가는 일이나, 외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알려주는 뉴스기사를 검색해 꼼꼼히 읽는 일은 하루 일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
김씨는 “뉴스를 보니 빠르면 여름, 늦어도 가을에는 외국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여름휴가계획서를 제출하라는 회사에는 일단 최대한 늦게 간다고 해놨다. 여차하면 여름휴가에 연차까지 붙여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막힌 하늘길이 백신접종자에게 우선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안으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빠르면 7월부터 정부가 ‘트래블 버블(여행 안전 권역)’을 시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러한 기대심리는 여름에 접어들수록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 국가에서 외국여행을 하려면 자국에서 출발 72시간(중국 등은 48시간) 내에 받은 PCR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확인서를 입국하려는 국가에 제출해야 한다. 입국해서도 입국장에서 따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다시 14일동안 격리된 이후에야 땅을 밟을 수 있다. 격리시설에서의 비용은 모두 자부담이다. 귀국 시에도 절차는 같다.
내달부터는 백신 접종 대상자들에 한해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싱가포르와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과 ‘트래블 버블’을 협의 중에 있다. 이는 방역 관리에 대해 서로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상대국 국민이 입국했을 때 자가 격리를 면제해주는 제도로, 일종의 ‘프리패스’인 셈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발빠르게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24일부터 사이판 노선을 운항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운항이 중단된 지 1년 4개월 만의 재개다. 티웨이항공도 내달부터 인천∼괌 노선을 다시 운항할 예정이며, 에어서울은 지난달 중순께 홍콩·베트남 등으로 가는 노선 운항허가를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유럽 국가에 대해서도 노선 재개를 타진하고 있다.·
다만, 격리가 면제돼도 가족여행이나 자유여행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취학 아동의 경우 백신의 접종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백신 접종 확인서를 제출할 수 없기 때문에 14일간의 격리는 피할 수 없다. 또한 여전히 감염병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많은 국가들이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만을 허용하기로 하고 있어 실제 해외여행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나야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편, 20일 0시 기준 국내 누적 1차 접종자는 총 1천501만2천455명으로 전체 인구의 1/4이 넘는다. /이바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