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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탁·예천양조 막걸리 다툼에 대리점들 “죽을맛”

정안진기자
등록일 2021-08-19 19:59 게재일 2021-08-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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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영탁 측 “명예훼손 심각” 상표권 분쟁 소송전으로 비화<br/>“광고 포스터 내려라” 팬들 불매운동 이어져 매출 급감 타격
가수 영탁. /예천양조 제공
[예천] 가수 영탁이 상표권 분쟁을 벌여온 ‘영탁 막걸리’ 제조사 예천양조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벌인다.

영탁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뉴에라 프로젝트는 최근 입장을 내고 “예천양조 측의 일련의 위법·부당 행위에 인내해왔으나 잘못된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 정도가 매우 심각하고 가족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멈추지 않고 있음에 진실을 규명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뉴에라 프로젝트와 밀라그로(원 소속사)는 협력해 예천양조의 위법·부당 행위와 허위 주장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그의 가족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뉴에라 프로젝트는 “예천양조는 영탁의 성명권, 인격권, 상표 및 영업표지를 부당하게 사용하고 있고 잘못된 법리 해석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상표 부당사용금지를 구하는 소송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또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법적 조력을 받아 영탁과 그의 가족이 입은 모욕과 명예훼손, 그리고 안전에 대한 위협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예천양조 측은 19일 “‘예천양조’에 대해 공갈 협박과 명예훼손 등 무거운 단어들을 열거하며 고소를 추진한다는 영탁 소속사 뉴에라 프로젝트의 입장문을 접하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며 “예천양조에 도움을 준 모델이기에 소송은 하지 않기로 다짐했지만 먼저 영탁측에서 소송을 제기한다고 하니, 고소장을 받게 되면 그 내용에 맞게 정당하고도 사실적인 증거자료에 입각해 그동안 알리지 못하였던 추가적인 내용을 포함,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상세히 밝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갈등으로 예천양조뿐 아니라, ‘영탁막걸리’를 취급하는 지역 영세 상인마저 타격을 입고 있다.

안동 A마트는 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주류 냉장고에 ‘영탁막걸리’를 채워 넣기 바빴다.

하지만 영탁막걸리 생산업체인 ‘예천양조’와 가수 영탁 사이에서 상표분쟁이 일면서 호황기는 옛말이 됐다.

이 마트 점주는 “30박스 들어오던 게 일주일에 10박스도 안 될 때도 있고 많이 주춤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판매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판매점 점주는 “막걸리 선물 상자까지 마련했지만, 쓸 일이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B마트는 고객들로부터 ‘막걸리 광고 포스터를 내려라’란 항의를 받았고, C마트는 “막걸리를 더 이상 공급받지 않겠다”고 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막걸리 광고 재계약을 안 한다고 저한테 뭐라 하더라. ‘나 한테 왜 그러냐’, ‘나는 막거리 대리점인데 본사에 전화하라’고 한적이 있다. ‘이제 막거리 팔지 마라’는 항의도 받았다”고 전했다.

상표분쟁이 가수 영탁 팬들의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예천양조 측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영탁막걸리’의 인기로 직원 25명을 추가로 고용했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월 매출액은 6억 원대에서 한 달 만에 5억 원대로 내려앉았다.

백구영 예천양조 대표는 “불법으로 취급당하는 제품으로 돼 있으니 업체로선 매출이 갑자기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고 했다.

한편 예천양조는 영탁이 지난해 ‘미스터트롯’에서 ‘막걸리 한잔’을 부르며 화제가 되자 ‘영탁’이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가수 영탁 측의 동의가 없어 상표 출원이 불발되자 영탁을 모델로 발탁해 영탁 브랜드로 막걸리를 제조해 판매했다.

그러다 지난 6월 영탁과 모델 연장 계약이 만료되고 재계약이 결렬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예천양조 측은 영탁이 상표 관련 현금과 회사 지분 등 3년에 걸쳐 150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고, 영탁 측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양측의 진실공방으로 이어졌다.

예천양조는 상표 등록 없이도 영탁 상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영탁 브랜드’는 가수 영탁의 이름에서 따온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고, 영탁 측은 상표법 위반이라고 맞섰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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