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측 “새 관광자원·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발전 도움”<br/>반대 측 “산사태 위험·과수농사 축산업 양봉 등 생계 위협”
포항 상옥리 야산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대규모 풍력발전소의 건립이 표류 중이다. 마을 주민들이 풍력발전소의 건립을 두고 찬반양론으로 갈라져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포항시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은 지난 2016년 포항시 북구 기계면 상옥리 산 20 일대를 중심으로 규모 20만2천942㎡에 이르는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스마일 풍력발전사업’에 대한 인허가를 신청했다.
이에 산자부는 ‘스마일 풍력발전’의 개발사업 주최인 한국동서발전에 대한 기술능력과 재무능력, 사업이행 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같은 해에 사업허가를 승인해 줬다.
당초 한국동서발전은 총용량 30MW 규모의 전기를 생산하겠다고 했지만, 이듬해 계획보다 2배나 더 많은 63MW로 설비용량의 변경을 진행했다. 이는 1대당 4.2MW 규모의 용량을 갖춘 풍력발전기 15대를 만드는 것이다.
‘스마일 풍력발전소’가 들어서면 연간 16만2천804MWh 규모의 전력이 생산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쉽게 말해 한 가구당 매월 300KWh의 전기를 쓴다고 가정할 경우 1년 동안 4만5천가구에게 이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이 공급되게 될 전망이다.
풍력발전소가 들어서게 되면 반경 5㎞ 인근에 거주하는 마을 주민들은 기본지원사업(연간 3천만원)과 특별지원사업(1회에 걸쳐 공사비 1.5%에 이르는 비용 제공)을 통한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은 고용창출과 운영수익금 배당, 지역 발전 지원금 지급 등 수 많은 경제적 효과를 얻게 된다.
하지만, 지난 4월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스마일 풍력발전소’ 건립의 안건을 두고 상옥1리와 상옥2리 마을 주민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리적 위치에서 살펴보면 풍력발전소가 상옥2리보다 상옥1리와 더 가까운 곳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상옥1리 마을 주민들은 “풍력발전소가 들어오면 개발 행위가 이뤄지면서 산림훼손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산사태의 위험성도 더 커지게 된다”며 “소음, 진동, 저주파에 대한 피해가 클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주민들이 수년 동안 피땀 흘려 일궈왔던 과수농사, 축산업, 양봉업을 더 이상 하기 힘들어진다”며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반면 상옥2리 마을 주민들은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개발자금도 없는 가난한 농촌마을에 매년 마을발전 기금을 받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며 “새로운 관광자원이 만들어지고,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박했다.
풍력발전소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전기사업(발전사업)허가’, ‘개발행위허가’, ‘전기공사계획인가’, ‘발전사업개시’ 등 4단계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동서발전은 ‘개발행위허가’ 과정에서 주민 동의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풍력발전소의 허가기간이 올해 말까지여서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사업 주최 측에서 개발 행위 기간을 연장할지에 대한 여부는 현재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