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해군 등 사고해역서<br/>한국인 등 실종 선원 수색<br/>생존 선원 “항해 중 큰 파도 덮쳐<br/>좌현으로 점점 기울어진 상태서 파도가 유입됐다” 진술
해경은 지난 20일에 이어 21일 오전 6시 30분부터 사고 선박 내에 잠수사 14명을 투입해 선체 수색에 나서 오전 7시 31분 조타실에서 시신 1구를 발견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울진 후포수협에 마련된 울진지역 사고대책본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현장 사진과 운전면허증을 대조해서 조타실에서 발견된 사망자는 선장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애초 시신을 사고 가족이 모인 울진으로 이송하려고 했으나 가족 요청에 따라 주소지인 포항으로 이송하고 있다.
선장의 부인 이모씨는 기자들과 만나 “가슴이 너무 아파서 말을 못 하겠다”며 흐느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21분께 수색에 나선 민간어선이 인근 해상에서 표류하던 중국인 선원 2명을 구조해 울릉의료원으로 이송했다. 구조된 선원들은 저체온증을 빼고는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중국인 선원은 “지난 19일 오후 11시께 항해 중 큰 파도가 덮쳐 좌현으로 점점 기울어진 상태에서 파도가 유입돼 사고가 났다”며 “7명은 해상으로 탈출했고 선장과 기관장은 선내에 있었다”고 해경에 진술했다.
선원들은 사고 당시 큰 파도에 배가 갑자기 기울자 구명동의나 구명벌을 찾을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고, 사고 선박에 있던 작은 구명환에 5명이 매달려 있다가 한사람씩 떨어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어선의 선원 2명이 사고 발생 38시간 만에 구조돼 어떻게 망망대해에서 하루가 넘게 버틸 수 있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발견 당시 이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해경은 생존자들이 구명조끼는 입고 있지 않았지만, 바닷물에 뜨는 어망 부표를 잡고 거친 파도와 싸우며 버틴 덕분에 날이 밝은 뒤 구조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배가 전복될 당시 바닷물 수온은 22℃여서 이들이 체온을 유지하는 데 한몫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온이 낮지 않았던데다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에서 부표를 끝까지 놓치지 않았던 체력적인 요인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이 해경 등의 설명이다.
해경과 해군 등은 사고 해역을 6개 구역으로 나눠 정밀 수색을 벌이고 있다.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국정감사에서 독도선박 전복 사고와 관련해 “수온 등을 토대로 오늘 오후 3시부터 4시까지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생존자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21일 지역사고대책본부가 설치된 울진 후포수협에서 강성조 행정부지사 주재로 상황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