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본경선 여론조사 방식 대립<br/>윤 “본선 경쟁력 측정 왜곡 없어야”<br/>홍 “네 사람 당내 변별력 나오도록” <br/>선관위 오늘 항목·방식 확정 예정
국민의힘 본경선 일반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싸고 대선주자들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반 국민여론조사 50%(11월 3∼4일), 당원 투표 50%(모바일·ARS 1∼4일)를 합산해 11월 5일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일반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선관위는 26일 오전 회의를 통해 여론조사 항목 및 방식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큰 쟁점은 일반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 가상대결’과 ‘당내 4지선다’ 방식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춘 문항을 만들 것이냐다.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 후보가 대결한다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뒤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가나다순) 후보 이름을 각각 넣어 4차례 질문하는 안과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맞설 국민의힘 후보로 누가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은 뒤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 후보 중 한 명을 고르는 안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양자 가상대결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 측 권성동 의원은 25일 “홍준표 후보가 주장하는 4지선다형은 이재명 지지자가 우리 당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본선 경쟁력을 측정하는 데 매우 왜곡이 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홍준표 의원 캠프는 ‘4지선다형’을 주장하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서 “1대 1로 4자를 조사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며 “네 사람 중 누가 경쟁력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언주 전 의원도 이날 “사실상 (민주당과의) 당대 당의 지지율 조사로 수렴할 수 있기 때문에 당내의 변별력이 거의 나오지 않는 것”이라면서 “선례가 없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 측은 “선관위 결정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원 전 지사 캠프 측 김용태 전 의원은 “양자대결이 선관위에서 합의하고 발표했던 내용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어차피 상대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묻기로 했기 때문에, 당연히 1대 1로 붙여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 전 의원 측 유경준 의원은 “정권교체 경쟁력을 묻는 4지 선다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자 가상대결은 응답자에게 네 번의 답변 기회를 부여하는 셈이어서 당원투표와 표의 등가성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엇을 결정하든 많은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방식’이어야 하는데, 정당정치나 당내 역사 속에서 전례가 없는 방식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가상 양자대결, 역선택 방지 등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