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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의원들 앞다퉈 관광연수… 이러려고 위드 코로나?

김락현기자
등록일 2021-11-11 20:20 게재일 2021-11-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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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칠곡·김천·경주시의회 등 부산으로 제주도로 연수 진행<br/>시민들 “ 여전히 감염자 확산일로 자제해야 할 시점에 부적절”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시행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경북 도내 기초자치단체 의원들이 전국 주요 관광지로 관광성 연수를 계획하거나 실행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구미시의회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제주도에서 전체 시의원 연수를 떠났다. 이번 연수에는 전체 시의원 22명 중 절반 가량인 12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10명이 참여했다.

칠곡군의회의 경우는 상임위에 상관없이 두 팀으로 나눠 연수를 진행했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군의원 3명이 부산으로,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5명의 군의원이 제주도로 연수를 다녀왔다.

김천시의회 역시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전체 시의원 연수를 실행했고, 시의원 12명과 사무국 직원 11명이 참가했다.

경주시의회도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시의원 19명과 사무국 직원 10명이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다. 포항시의회도 이달 중에 상임위원회 별로 나눠 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연수는 의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선진지 벤치마킹을 통해 지역 현안의 해법을 찾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연수 자체가 잘못됐다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연일 수십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대부분의 시민들은 여전히 모임을 자제하며 감염 확산에 조심하고 있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관광지 연수를 떠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또 각 지역마다 청년일자리, 원도심 활성화 등 해묵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관광지로 연수를 진행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과 함께 일률적인 연수 프로그램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각 지역 의원들의 연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2박 3일 일정 동안 지방자치법 전면개정, 재정집행 진단과 예산안 심사과정 등 2∼3개 특강과 강의가 전부이고, 나머지 일정은 관광지 탐방과 견학으로만 이뤄져 있어 교육 목적이 아닌 관광 목적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은 다소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의회사무국 직원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연수를 진행하지 못했고,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을 앞두고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연수를 진행한 것”이라며 “사무국 직원이 다수 포함된 것은 직원들도 내년에 시행되는 지방자치법에 대한 교육을 받기 위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국 많은 지자체 의회가 지방자치법 개정과 관련한 교육을 의회나 해당도시 연수원 등에서 외부강사를 초청해 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연수는 사실상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지역 여론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2년 동안 전 국민이 힘들어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뒤로 하고 관광지 연수를 떠날 생각을 한다는게 상식이 없는 행태”라며 “최소한 지금의 어려운 지역 경제를 조금이나마 생각을 했다면 연수 장소를 경북 도내로 선택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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