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조직안 80∼90% 완성<br/> 분야별 총괄본부로 권한 분산”<br/> 김종인 위원장 힘 싣는 구조에 <br/> TK소외 우려, 지역인사 촉각
14일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실세로 꼽히는 총괄선대본부장 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윤 후보 측이 총괄선대본부장을 두는 대신 분야별 총괄본부로 권한을 분산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영입을 위해 총괄선대위원장에 힘을 실어주는 구조로 분석된다.
윤 후보 측에 몸담았던 TK지역 한 의원은 경북매일과의 통화에서 “선대위 조직 초안이 80∼90% 가량 완성됐다”며 “총괄선대위원장 아래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총괄선대본부장을 두지 않고 정책·조직·직능 등 4∼5개 분야별 총괄본부장을 두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합류는 기정사실화 됐다”며 이준석 대표가 요구해온 실무형 선대위 모델과도 부합할 뿐 아니라 김 전 위원장의 선결 조건과도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 측 입장에선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의 요구를 두루 충족시키는 ‘묘수’인 셈이다.
실제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권성동 의원은 당 원로와 중진의 의견을 취합해 도출한 초안을 윤 후보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조직도가 완성되면 개별 보직 인선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인선을 앞두고 TK의원들의 시선은 복잡하다. 특히 ‘김종인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선대위 내 TK입지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종인 체제에서 상대적으로 TK지역은 소외를 받았다. 특히,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휘할 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에 미온적 태도를 취하는 등 TK지역을 잡은 물고기 취급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중진인 홍준표 의원과는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과도 관계가 좋지 않다는 후문이다. 나아가 TK지역 대선 후보였던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합류 가능성도 희박한 상태다.
윤 후보 측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주 의원을 비롯해 TK인사들이 주요 직책을 맡는 것은 사실상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만 거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캠프 사람들이 합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TK의원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은 “조직도가 완성된 후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오히려 갈등만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지켜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북의원들이 지난 10일 만찬에서 “지역 예산을 잘 챙기자”는 등 원론적인 대화만 나눈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TK가 당내 최대 주주라는 점에서 TK에 대한 배려는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는 TK대망론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윤 후보가 TK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시 안동이 고향인 민주당 이재명 후보 등으로 지지가 옮겨가 ‘여당 TK대망론’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