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경주 황룡사서 통일신라 등잔 대거 출토

황성호기자
등록일 2021-11-25 20:08 게재일 2021-11-26 5면
스크랩버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폐기물 구덩이서 등잔 150점 이상 발견<br/>고려 건물지 등 추가 확인… “8∼12세기 사찰 생활상 파악 기대”

신라시대에 지어진 국찰(나라가 짓고 운영하는 절)인 경주시 황룡사 터에서 통일신라시대 등잔이 무더기로 나왔다.

신라시대인 553년 지어지기 시작한 황룡사는 569년에 완공됐다. 선덕여왕 때인 643년에는 황룡사에 9층 목탑이 세워졌다. 고려시대까지 보존됐던 황룡사는 1238년 몽골군의 침입 때 불타 버리고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5일 온라인 유튜브를 통해 황룡사 서회랑 서편지구에 대한 올해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했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황룡사 서회랑 서편지구(8천700㎡)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진행된 최초 발굴 조사 당시 경주고적발굴조사단(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사무실로 사용한 자리로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아 있는 미조사 지역이다.


42년이 지난 2018년부터 발굴 조사가 다시 진행돼 지난해 건물지, 배수로, 담장지 등 생활유구와 금동봉황장식 자물쇠 등의 출토 유물이 공개됐다.


올해는 동쪽 및 남쪽으로의 확장 조사와 함께 하층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의 건물지, 배수로, 담장지, 폐기구덩이 등을 추가 확인했다. 그 결과, 기와·토기 등이 다량으로 묻힌 폐기구덩이에서 지름 10㎝ 안팎의 등잔이 150점 넘게 나왔다.


황룡사에서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이뤄진 발굴조사를 통해서도 많은 등잔이 발견됐으며,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도 백제 등잔 80여 점이 출토된 바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조사 결과,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지형이 높아진 사실과 통일신라 시대 건물 터 위에 흙을 덮고 그 위에 고려시대 건물을 다시 건립하는 등 8∼12세기 사찰 생활공간의 변화과정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폐기물 구덩이에서는 주로 기와나 토기가 나오는데, 이번에 조사한 구덩이에는 특이하게도 등잔이 한꺼번에 묻혀 있었다”며 “황룡사 예불공간과 생활공간의 전반적 가람 배치는 물론 신라사찰 승원영역의 생활상을 밝히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경주/황성호기자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