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작돼 기대 컸는데…<br/>확진자 급증에 오미크론 비상<br/>직장 송년모임 등 예약 줄취소<br/>자영업자 “이젠 버티기 힘들어”<br/>방역 강화로 사정 더 악화 우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연말 대목을 기대했던 경북도내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와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울상이다. 송년회와 총회 등의 연말 모임이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잡혀 있던 예약마저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대출금 지원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한 상태라 더 버틸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경북 최대 도시 포항은 코로나 확진자 급증세로 계획했던 연말 모임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정모(철강공단·43) 씨는 2일 “전파 속도가 델타보다 다섯 배가량 빠른 오미크론의 국내 상륙과 속출하는 사망자에 도내 확진자 수도 100명을 넘나들고 있다는 소식에 송년 모임 4건 중 3건의 예약을 취소했다”며 “상황이 더 나빠지면 올해도 송년회를 건너뛰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철강공단 A사는 송년회를 열기로 계획했으나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자 송년회를 전격 취소했다.
환호동 해안가 A횟집 사장은 “위드 코로나로 연말 대목을 잔뜩 기대했는데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 소식이 전해진 오늘 하루 6건의 예약 중 5건이 취소됐다”며 “연말 특수는 물 건너 간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경산 대학가 상인들도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종강 모임 등 방학 전 학생들의 모임이 대부분 취소된 탓이다. 대형 연회장이나 수십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의 송년 모임 예약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상태다.
B식당 대표는 “요즘은 예약 손님이 뚝 끊어졌다”며 “오미크론 확산을 우려하는 분위기까지 지역사회 전반에 퍼져 연말 대목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시민 이수정(32) 씨는 “오랜만에 주위 친척과 연말모임을 계획하고 있으나 정부의 방침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쉽사리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지역 요식업자와 소상공인은 물론 소비자들도 코로나19 확산과 새 변이 ‘오미크론 확진자 발생’ 소식에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상주시내에서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 온 C씨(60)는 “예년 이맘 때 쯤이면 예약이 밀려 양해를 구하기에 진땀을 뺐지만 지난해 이어 올해 연말은 예약이 절반 수준도 안 된다”며 한숨을 내 쉬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을 한 D씨(68)는 “40여 년 동안 이어온 친구들과의 조우가 지난해 11월 이후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아 담장 안에 갇힌 심정”이라고 하소연 했다.
안동에서 식당 운영을 하는 박은주(51) 씨는 “평년 같으면 이 시기 관광객들 위주로 단체 손님들이 많았으나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단체손님은 고사하고 일상적인 모임의 손님들도 찾지를 않는다”며 “다행히 근래 매출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평년 수준에 못 미치고 있는데 비상조치로 영업제한까지 다시 시행되면 더 이상 못 버틸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다른 식당 주인은 “이 시기는 송년회다 뭐다 해서 단체손님이 몰리는 시기인데 코로나로 단체라고 해봐야 한 테이블에 당 10명 밖에 못 받는 현실에서 그 마저 제한한다면 이제 더는 희망이 없다”고 푸념했다.
영주시의 F웨딩홀 대표는 “연말 모임 예약은 동절기 주요 수입원이지만 코로나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연말 모임 예약이 끊어져 겨울철엔 사실상 개점휴업을 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경북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