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초접전·뒤쳐진 결과<br/> 당 내분으로 인한 역전 큰 우려<br/>‘컨벤션 효과’도 다 된 것으로<br/> 당 원로 등 나서 봉합 움직임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의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전국 유권자 1천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이재명 후보는 35.5%, 윤 후보는 34.6%의 지지를 얻었다.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지만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처음으로 앞선 것이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달 29일부터 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에서도 윤 후보는 34%, 이 후보 33%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및 인선 갈등이 지속된 데 이어 최근 이준석 대표의 잠적 사태까지 벌어짐으로 인해 ‘컨벤션 효과’도 꺼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대선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 내분으로 인해 역전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갈등 봉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윤 후보 캠프 내에서는 ‘이준석 삐짐’이 오래간다는 이야기도 나돌 정도다.
이준석 대표는 2일 제주도에서 ‘제주 잠행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무 거부냐 이런 얘기 하시는데 후보가 선출하는 과정에서 저는 당무를 한 적 없다”며 “후보 의중에 따라 사무총장 등이 교체된 이후 저는 제 기억에는 한 건 이외에 보고를 받은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준석 패싱’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기 위해 잠행을 하고 있다는 인식은 굉장히 모욕적”이라며 “핵심 관계자의 말로 언급되는 그런 발언들이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윤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는 후보가 누군지 아실 것”이라며 “아신다면 인사 조치가 있어야 될 걸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 대선 후보 경선 캠프에서 청년특보를 맡았던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이 대표를 향해 “이번 한 번만 형의 정치에서 주인공 자리를 후보에게 양보할 수 없냐”며 공개편지를 띄웠다. 그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준석이 형,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형한테 공개편지를 쓴다”며 “형은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아니다. 고래를 밀어주는 파도다. 아무 조건 없이 당장 서울로 돌아와 정권교체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포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원로들도 나섰다. 선대위 출범이 오는 6일로 잡혀 있는 가운데 대표 없는 선대위 출범식이 치러진다면 후폭풍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윤석열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싫든 좋든 전부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경식 고문은 “아무리 불쾌하고 불편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이 대표가 묵고 있다는 곳을 찾아가서 같이 서울로 끌고 올라오면 아마 내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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