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의료 대응 한계상황에<br/>지역 20곳 전담병상지정 명령<br/>병원들은 “부당한 요구” 반발
정부가 대구 경북지역 병원을 상대로 코로나19 전담 치료 병상을 내놓으라는 행정 명령을 내리자 병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16일 대구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역 11개 의료기관에 허가 병상 수 대비 5%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 병상으로 지정한다고 통보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치료 병상 부족 등 의료 대응이 한계상황으로 치닫자 수도권 환자 이송에 대비해 비수도권 병원을 대상으로 전담치료 병상 확보 행정 명령을 발동한 것.
내용은 현재 전국의 500병상 이상 700병상 미만의 28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중증과 준중증 병상을 허가 병상의 1%와 0.5%로 늘리도록 했다. 또, 비수도권 200병상 이상 299병상 이하의 137곳 의료기관의 중등증 환자용 병상을 허가 병상 수의 5%로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11곳, 경북 9곳의 의료기관은 허가 병상 수의 5%를 코로나19 전담 병상으로 지정해야 한다.
대구 지역 해당 의료기관은 드림병원, 문성병원, 굿모닝병원, 전인병원, 더나은병원, 더블유병원, 나사렛종합병원, K마디병원, 천주성삼병원, 곽병원, MS재건병원 등이다. 이들 병원의 총 허가 병상은 2천534개로 병원당 11개 이상 모두 126개 정도의 감염병 전담 치료 병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중수본은 대구시에 지난 15일까지 환자 병상 지원팀으로 관련 계획을 취합해 제출하라고 요청했고, 확보 명령이 내려지면 3주 이내 시설과 병상 확보를 완료해야 한다.
대구시로부터 병상 확보 행정 명령을 통보를 받은 의료 기관은 행정 명령이 부당하다며 즉각 반발했다.
대학 병원 관계자는 “대구지역 코로나19 환자 병실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며 “병상 확보에서 배제해 달라는 불가 사정을 통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의료 전문가는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비수도권도 치료 병상이 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지방의 경우 의료진과 병상, 장비 등이 더 열악한 실정에서 추가병상을 확보하더라도 의료진과 장비가 없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