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회적 기업 구미 선산행복일터 행복세탁소 김이진 대표<br/>발달장애인도 일반인들과<br/>동등한 대우 받는 일 하고 싶어<br/>사회복지사서 세탁업으로<br/>“나는 그들의 부족한 부분 보완<br/>쌓아온 노하우 공유하고 싶어”
“발달장애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고, 그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구미시 선산읍 동부리에 위치한 선산행복일터에서 행복세탁소를 운영하는 김이진(52·사진) 대표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김 대표는 사회복지사로 일을 하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일을 하기 위해 지난 2012년 3월 구미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세탁일을 시작했다.
그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세탁업을 시작한 이유는 발달장애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세탁이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사회복지사로 근무할 당시는 지금처럼 국가에서 장애인을 돌보던 시절이 아니었다”며 “그렇다보니 발달장애가 있는 이들도 이 사회에서 일반인들과 동등하게 대우받고 경쟁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사회적기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도전은 처음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가 처음 발달장애인과 시작한 사업은 전자부품을 조립하는 것이었지만, 인건비도 나오지 못해 실패하고 말았다.
쓰라린 실패 끝에 재도전하게 된 것이 바로 세탁업이었다. 세탁업도 자리잡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삼성전자와 세탁 계약을 하게 되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와의 계약은 사실 우리가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이다보니 삼성전자가 도움을 준 것이다”며 “하지만 발달장애인이다보니 한계가 있었다. 당시 일상 복 같은 세탁물도 나오곤 했는데 우린 그걸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일상 복은 외주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 욕심이 있었다면 삼성에서 나오는 모든 세탁물을 어떻게든 처리하려 했겠지만 그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가 아니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게 우선이었다. 그래도 그걸 극복하기 위해 돈이 모일 때마다 세탁장비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복세탁소는 목욕업소의 수건과 헬스장의 운동복, 이불 등 3가지만 세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발달장애인을 돕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한게 아니다”며 “그들과 함께 일을 하고 싶어서 세탁업을 선택한 것이고, 그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숫자 개념이 부족한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내년에는 행복세탁소에 스마트자동화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스마트자동화공정은 발달장애인이 세탁이 끝난 세탁물을 개어 기계에 올려 놓으면 자동으로 세탁물량 수와 거래처가 입력되는 시스템이다.
김이진 대표는 “이 공장에서 나의 역할은 발달장애인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서 보완해 주는 것”이라며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 일들이 많아 질 수 있도록 그동안 쌓아 온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다. 이런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책을 쓰는 것도 나의 목표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