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흡연구역 관리소홀 눈총<br/>수십명의 시민·관광객들로 ‘북적’<br/>침을 뱉거나 마스크 벗은 채 통화<br/>감염통로 위험… 출입관리 목소리<br/>관리기관들은 “인력부족 등 곤란”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의 흡연구역이 관리소홀로 ‘관광 대구’의 이미지를 훼손시킨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어야만 가능한 흡연의 특성상 또다른 감염통로가 될 위험성이 있어 QR코드 등을 통한 출입자관리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5일 동대구역 광장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성탄절을 맞아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가족, 연인 등 수많은 인파로 가득했다.
동대구역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사이에 자리잡은 흡연부스는 흡연을 하기 위해 찾은 수십명의 시민·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에서 담배를 태우며 침을 뱉거나 마스크를 벗은 채 통화를 하는 이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고 함께 흡연을 하러 온 몇몇 시민은 마스크를 벗은채 수다를 나누는 모습까지 확인돼 이곳을 찾은 흡연자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였다.
흡연부스는 QR코드나 출입자 명부작성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이곳에서 흡연을 하다가 감염병에 노출되더라도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시민 A씨는 “도로인지 침밭인지 모를 정도로 흡연부스 야외는 엉망진창이고, 흡연부스 밖에서 담배피고 있는 사람들을 아무도 제재하지 않아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무엇보다도 저기서 흡연을 하다가 코로나19에 걸려도 동선 파악 조차도 힘든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흡연부스는 코레일, 대구시설관리공단, 대구 동구보건소 등 3개 기관이 관리를 분담하고 있지만 인력부족 등으로 곤란한 상황이 많다.
흡연부스의 운영주체는 코레일이다. 대구시설관리공단이 외부환경을 관리하고 있고, 흡연관련 단속은 동구보건소에서 하고 있다.
동구보건소의 경우 12월 기준 흡연관련 단속에 적발된 250여건 중 90% 이상이 동대구역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흡연단속원 2명이 동구 전체를 단속하고 있는 상황이며, 단속구역이 동대구역으로만 한정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24시간 역주변에만 상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불어 보건소 인력이 코로나19 관련 많이 투입돼 있기 때문에 단속에 한계가 있다.
대구시설관리공단 역시 흡연부스 관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은 좁은 흡연부스로 인해 코로나19에 대한 위험 노출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부스 외부공간을 나무 등으로 구역화해 넓혀 흡연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이와 함께 봉사단을 운영해 간접흡연피해 방지, 사회적거리두기 유지 홍보를 위한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지만 효과성 여부에는 의문이 붙는다.
대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제한적인 업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단속이 나왔을 때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흡연자들의 흡연을 막을 수도 없고 흡연부스 내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달라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해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재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