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민 등 수백명 조성 반대집회 <br/>“문경시내와 불과 500m 떨어진 곳<br/> 상주시는 협의도 없이 일방 추진”<br/> 문경시의회도 반대성명서 제출
상주시가 문경시와 인접한 함창읍 나한리에 공설추모공원을 조성하려 하면서 문경지역 주민들이 격렬히 반대하고 나섰다. 추모공원 예정지는 문경시청이 소재한 문경시 모전동에서 불과 5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지역이라 사업 추진이 본격화될 경우 문경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문경시 점촌동 주민과 도·시의원, 관변 단체장 등 수백여명은 27일 오후 상주시청 정문 앞에서 상주시 공설추모공원 조성 반대 집회를 열었다.
상주시는 257억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 8만㎡ 이상의 부지에 봉안당 2천㎡(1만기), 자연장지 3만㎡(1만2천기), 산골시설 100㎡, 관리 및 홍보관 1천㎡ 규모의 공설추모공원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간 시는 관련조례 제정(2020년 6월)과 부지 공모(2021년 3∼6월) 등의 과정을 거쳐 공모 신청을 한 함창읍 나한리 일원 9만여㎡에 대한 타당성조사 용역, 중간보고회(11월), 최종보고회(12월 27일)를 개최했다.
상주시는 2024년부터 용지 매입과 실시설계, 기반 공사 등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추모공원에는 봉안당, 자연 장지, 관리동, 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처럼 사업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문경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문경시 점촌동 주민 등은 상주시의 용역 최종보고회 시점인 27일에 맞춰 ‘상주납골당 결사반대’, ‘밀실에서 추진하는 추모공원 전면 백지화 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반대집회를 열었다.
문경지역 주민들은 “문경의 관문에 혐오시설인 추모공원을 조성해 도시 이미지를 훼손하고, 주거지 인접지역이라 정서적으로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며 “충분한 사전 협의가 없이 상주시가 일방적으로 추모공원을 추진하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경시의회도 이날 상주시 추모공원 조성사업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반대성명서를 상주시에 제출했다.
성명서에는 “상주시가 문경시 인구 60%가 살고 있는 시내지역에서 불과 500m 떨어진 상주 함창읍 나한리에 추모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했다”며 “하지만 문경시와 단 한 번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상주시는 점촌5동 주거지와는 직선거리로 500m 정도이지만 행정구역이 바로 인접하지 않았고, 후보지의 고도(170m)와 병풍 같은 차폐 지형구조 등으로 가시권에 들지 않으며, 상주시뿐만 아니라 문경시민도 가까이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주시 관계자는 “추진위원회에서 문경시민들의 뜻을 다시 한 번 더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상주/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