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일화 논의 일축하면서도 <br/>“필요하면 누구든 만날 수 있어”<br/> 洪과 정치적 공조 가능성 시사<br/> “2030 지지세 얻기 사전포석<br/> 단일화 가능성 염두” 전망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덩달아 국민의힘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홍 의원이 윤석열-안철수 후보 중 누구에게 힘을 싣느냐에 따라 야권의 대선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단일화에는 관심 없다”며 윤석열 후보 측을 대하는 싸늘한 기류와는 반대로 홍 의원에게 적극 다가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 후보는 12일 인천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과 대선 레이스에서 정치적 공조를 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당이 다른 그런 상황 아니겠나”며 “저는 지금 국민의당 선거운동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정치인들이라면 필요하다면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거 아니겠나’라는 원론적인 말씀을 드린다”고만 했다.
그러나 안 후보와 홍 의원 간 우호적 행보가 이어지면서 홍 의원이 단일화 국면에서 안 의원과 공조할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3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서 홍 의원과 만났다. 두 사람은 활짝 웃으며 두 손을 맞잡고 대화했고, 홍 의원은 안 후보에게 귓속말을 건네는 등 친밀감을 드러냈다.
지난 10일에는 안 후보 측근인 권은희 원내대표가 신년 인사차 의원회관에 있는 홍 의원을 찾기도 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대선 정국의 변수로 꼽히는 ‘안철수-홍준표 관계설정’과 맞물려 관심이 쏠린다.
사실 안 후보는 지난해부터 홍 의원에게 공개 구애를 펼쳐왔다. 지난달 안 후보가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 게시판에 ‘찰스형’이란 아이디로 글을 올렸다.
안 후보는 당시 “왜 청년들은 홍 의원을 좋아하고 열광할까요?’라는 제목의 질문을 던지며 “한수 배우고 싶습니다”고 적었다. 이에 홍 의원이 답글로 화답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홍 의원에게 구애에 나선 배경엔 홍 의원의 2030 지지세를 얻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평가받는 2030 표심을 흡수하기 위해선 홍 의원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야만 청년층 지지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홍 의원 역시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윤 후보에 비해 안 후보에게 더 우호적 태도를 보인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