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6·초등 15·중고 17학급 등 38학급 736명 규모<br/>운영 주체될 英 명문사학 내부문제로 유치 직전 암초<br/>2023년 개교 연기 불가피… 포항시 “성사 위해 최선” <br/>
포항시는 당초 영국의 한 명문사학과 학교설립 유치 직전단계까지 갔으나 해당 사학 내부문제로 사업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해당 명문사학을 포함한 타 학교법인과 접촉을 이어가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운영기관 유치에 나서고 있다.
16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9년부터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외국교육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외국교육기관은 유치원 6학급을 비롯해 초등학교 15학급, 중학교 9학급, 고등학교 8학급 등 총 38학급에 정원 736명으로 계획돼 있다.
이를 위해 계명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지난 2020년 외국교육기관유치 타당성용역을 수행한 결과 비용대비 편익비율(BC)는 1.009로 기준치인 1을 넘어서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외국교육기관 모집정원 적정성 분석 결과도 736명의 모집 정원이 적정하며, 총 사업비는 46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산정됐다.
용역을 통해 포항시와 인근 입학가능 권역(경북, 대구, 울산)의 외국인 학생 수는 2023년 1천277명, 2027년 3천85명으로 추정됐으며 입학 가능권역 내국인 학생 수는 2023년 1천191명, 2027년 1천72명으로 추산됐다.
포항시는 이처럼 용역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봤을 때 포항에 외국교육기관 설립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외국교육기관 운영주체가 될 해외학교법인 유치에 적극 나섰다.
영국의 명문사립학교인 ‘차터하우스 스쿨(Charterhouse School)’이 관심을 보였고 포항시는 해당 법인과 ‘차터하우스 한국 캠퍼스(가칭)’라는 명칭으로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에 외국교육기관 설립키로 협의했다.
그런데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 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해외학교법인인 차터하우스 스쿨이 국내에 학교를 개교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비영리 외국 학교법인을 설립해야 하는데 이같은 절차가 차터하우스 스쿨 내부문제로 1년이 넘도록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포항시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이에 포항시는 사업추진을 포기하지 않고 미국, 호주, 캐나다 등 타국의 학교법인과 외국교육기관 설립의사를 타진한 끝에 미국 A학교법인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차터하우스 측의 내부문제로 인해 비영리 학교법인 설립 추진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당초 2023년 개교하려던 목표는 1년 정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며 “최근 미국의 한 명문사학과 접촉해 유의미한 대화를 하고 있으며 차터하우스도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반드시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외국교육기관은 내국인 입학자격을 ‘외국에서 거주한 기간이 총 3년 이상인 내국인’으로 규정하고 있는 외국인학교와는 달리 내국인 입학비율만 초·중등 총 정원의 30%(고등은 입학제한 없음)로 제한할 뿐 내국인에 대한 별도의 자격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육계 관계자는 “외국인학교와 외국교육기관을 같은 교육기관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관련법도 입학대상도 엄연히 다르다”며 “외국인학교는 표현 그대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자녀교육을 위해 설립된 곳이라 입학절차가 까다로운 반면, 외국교육기관은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기업의 투자를 활성화 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라 입학제한을 별도로 두지 않아 외국인학교에 비해 입학대상자가 훨씬 많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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