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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진단키트 품귀에 ‘제2 마스크 대란’ 우려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2-02-08 20:28 게재일 2022-02-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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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급량 충분” 말과 달리<br/>확진 폭증하며 수요 과다현상<br/>일부 약국 등 “물량 이미 동나”<br/>가격 오르고 불법판매도 기승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확산과 정부의 진단·검사 체계 변환으로 신속항원검사키트(자가진단키트) 수요가 폭증해 품귀현상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부터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를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에 맞춰 고위험군 등 우선 검사 대상자만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하고 나머지는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전환했다.


이에 식약처는 설 연휴까지 960만 명분 공급에 이어 오는 12일까지 개인이 구매할 수 있는 자가키트 1천만 명분을 전국 약국과 온라인 쇼핑몰에 차례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량이 충분하다는 방역당국의 설명과 달리 연휴 이후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자가키트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포항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얼마 전 서울을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불안한 마음에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하려고 했으나 방문한 모든 약국에서 품절이라는 대답을 들었다”며 “확진자와 접촉 등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지만 불안한 마음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씨처럼 자가키트를 구하지 못한 다른 시민은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무엇보다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전파력이 높다는 뉴스에 혹시나 선별진료소에서 감염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약국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미 지난주에 물량이 동났다는 약국도 있었다. 안동시 중구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자가진단키트를 찾는 사람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찾아오거나 문의하고 있지만 이미 가진 물량은 다 팔렸고, 언제 다시 제품이 입고될지 연락받은 적도 없다”며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대란 상황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가키트가 품귀 현상을 보이자 가격도 급격히 오르고 있다.


안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직업상 자가키트가 필요해 인터넷을 통해 20만원에 30개들이 두 상자를 구매했지만 판매자가 갑자기 주문을 취소했다”며 “이후 확인해보니 같은 판매자가 한 상자당 27만원으로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은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자가키트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는 것. 사이트에는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한 뒤 가격을 올려 다시 판매하고 있다는 글이 가장 많이 게시되고 있다.


개인 간 무자격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점도 또 다른 문제점으로 꼽힌다. 현행 ‘체외진단의료기기 허가·신고·심사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의료기기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제조·수입허가·인증을 받거나 신고를 해야 한다. 이 규정에 따라 자가키트도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증이 있는 자만 판매할 수 있지만 이를 보유하지 않은 개인 간의 거래가 횡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번개장터, 네이버 카페 등 각종 중고 거래 사이트에 ‘자가키트’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거래글이 수 건 이상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가격 교란 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며 “개인이 과다하게 구매하기보다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면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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