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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치료자 약국 가라는데 약국은 ‘복작’…인력난 호소

김민지·김주형기자
등록일 2022-02-16 20:42 게재일 2022-02-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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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처방약 조제 확대 따라<br/>시민들 “약 구하기 편리” 긍정적<br/>약국은 일반손님들 겹쳐 이중고<br/>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 목소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자에 대한 처방 의약품이 모든 동네약국에서 조제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혼선과 불만이 심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의료종사자들은 정부가 새로운 방침을 만들 때마다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이는 곧 국민이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부터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응체계 전환 현황을 점검하면서 재택 치료자의 처방 의약품 조제·전달 약국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껏 재택 치료자가 복용할 처방약은 시·군·구 지정 담당 약국 472곳에서만 조제하고 확진자의 동거가족 등에게 전달해 왔지만 이날부터는 모든 동네 약국에서 조제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지금처럼 각 시·군·구가 지정한 담당 약국 472곳에서만 받을 수 있다.


포항지역 팍스로비드 취급 지정 약국은 모두 3곳(남구 2곳, 북구 1곳)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포항시 북구에 위치한 팍스로비드 취급 지정 약국에는 이른 아침부터 10명 내외의 코로나 확진자 보호자가 다녀가 팍스로비드를 구매하며 동네약국에서 코로나 처방의약품과 경구치료제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이곳에서 만난 포항시민 김청원(28·북구 중앙동)씨는 “지인 중에 확진자가 있었는데 그땐 약 구하는 게 한정적이라 저도 수소문했던 적이 있었다”며 “시민들이 전보다 편하게 처방받을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편리해진 반면 일선 약국들은 부담이 커졌다. 일반 의약품 처방 손님과 함께 코로나19 처방의약품을 찾는 손님까지 응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번에 5명 이상의 손님들이 일반 의약품과 코로나19 처방의약품·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고자 좁은 약국을 틈틈이 채우기도 했다.


약국 관계자는 “나이가 많거나 상태가 위급한 환자는 시간을 다투는 상황이기에 주말·공휴일 할 것 없이 이번 설에도 나와 비상대기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손이 매우 부족하다”며 “서울에서 배달되다 보니 약이 소진되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데 독거노인·취약계층이 원활히 배급받을 수 있도록 배달 인력 증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셀프치료’로 전환된 체계가 완전히 정착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에서 일반관리군 재택 치료자가 발생한다면 스스로 약을 처방받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재택 치료는 대리인 수령이 원칙으로 의료기관에서 팩스나 메일을 보내면 대리인 확인 절차를 거쳐 처방약을 전달하고 있다.


60세 이상 집중관리군은 체온계·산소포화도 측정기 등이 포함된 처방 의약품이 배달로 지급되는 반면 일반관리군은 1일 1회 모니터링 후 스스로 관리·치료해야 하는데 보호자가 없다면 약을 처방받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 코로나19에 확진돼 재택 치료를 받은 권성훈(32·남구 대이동)씨는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받은 뒤 감기약 처방해 준 것을 복용하고 나중에 같은 약을 처방받아 친구가 전달해줬다”며 “혼자 살 경우엔 재택 치료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가 확진돼 재택 치료 동거인으로 격리를 했던 최경희(45·남구 효자동)씨는 “자가격리 물품에 해열제와 종합감기약 각 1병만 들어 있어 부모님과 지인을 통해 해열제를 구했다”며 “체온계와 의약품은 미리 구비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잇따른 자가키트품귀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편의점에도 자가진단키트를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보건소 등 멀리 걸음을 옮기지 않아도 동네에서 쉽게 코로나 자가진단이 가능해졌다. /김민지·김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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