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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점령 ‘무법질주’ 오토바이 ‘아찔’

김민지기자
등록일 2022-02-24 20:26 게재일 2022-02-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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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로 배달 늘자<br/>이륜차 교통법규 위반도 급증<br/>포항, 올 1월에만 125건 적발 <br/>안전모 미착용·신호위반 예사<br/>인도까지 드나들며 안전 위협<br/>경찰, 캠코더 동원 단속 강화
24일 포항시 북구 대흥동에 위치한 중앙상가 실개천 ‘차 없는 거리’에 배달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가고 있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배달 문화가 정착하면서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배달문화의 확산과 함께 이륜차들의 교통법규 위반도 급증하면서 안전사고 발생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오후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 실개천 일원의 ‘차 없는 거리’는 시민들 사이로 짐을 가득 실은 오토바이 한 대가 아슬아슬하게 곡예운전을 펼치며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일부 시민들은 굉음을 내며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오토바이를 미처 보지 못해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실개천 거리 곳곳에는 무단 진입 차량을 막기 위해 수십여개의 차량진입 방지봉(볼라드)가 설치돼 있지만, 배달 오토바이들은 너무나도 쉽게 볼라드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거리를 누볐다.


같은날 밤 11시 북구 죽도동 오거리 일대. 한 오토바이가 대기 중이던 차량 사이로 차선을 침범해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정지선 가장 맨 앞자리로 이동했다.


길 건너 신호등에는 아직 빨간불이 켜져 있었지만,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쏜살같이 신호위반을 하며 사라졌다. 맞은 편의 차량들은 깜짝 놀란 듯 급제동을 밟고 ‘빵빵’ 경적을 울려댔다.


시민 채소현(21·여·북구 중앙동)씨는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당당히 인도 위에서 빠르게 지나가 몸을 급히 숨긴 적이 많다”며 “오토바이가 인도 위를 지나다니는 게 사람이 차도를 달리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토로했다.


포항남·북부경찰서에 따르면 2020년 2천432건이었던 포항지역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단속 적발 건수는 지난해 3천613건으로 48.5%나 증가했다.


교통법규 위반 사항은 안전모 미착용 1천996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호위반 1천678건, 중앙선 침범 305건, 안전운전의무위반·무면허 등 기타 2천66건 순이었다.


올해 1월에만 이륜차 교통법규위반 단속건수가 125건에 달했다. 이는 하루 평균 4대의 오토바이가 법규위반으로 적발된 셈이다.


배달대행 기사에게는 시간이 곧 수입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에 더 많은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교통 위반을 일삼고 있어 교통사고의 위험도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오토바이의 무질서한 운전들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지난 16일부터 이륜차 사고가 잦은 곳과 상습 법규 위반지역을 중심으로 캠코더를 설치하며 특별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오토바이의 경우 차량과 달리 몸을 보호할 수단이 없어 사고 시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며 “단순히 단속을 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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