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양봉농가 960 여 곳<br/>월동꿀벌 집단실종 피해<br/> 해충 방제약 과다 사용으로<br/>꿀벌 발육에 악영향 끼치고 <br/>응애류·말벌류 피해도 커져<br/>겨울 고온 등 이상기후 탓도
농촌진흥청이 농림축산검역본부, 지자체, 한국양봉협회가 합동으로 지난 1월 7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전국 9개 도 34개 시·군 99호 양봉농가를 대상으로 월동 꿀벌 피해 원인을 조사한 결과 경북 지역에서도 꿀벌 집단 실종(폐사)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경북도에 따르면 30군(1군 내 평균 피해정도 50% 이상 농가 조사) 이상 양봉농가를 조사한 결과 965농가, 7만5천729군수에서 피해가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성주군이 100(1만613군)농가, 영천시 95(8천21군)농가, 의성군 82(6천342군)농가, 포항시 81(4천245군)농가, 영덕군 75(6천219군)농가, 상주시 71(5천133군)농가, 경주시 58(3천245군)농가, 김천시 49(2천441)농가, 경산시 45(5천군)농가, 고령군 42(5천571군), 군위군 38(2천7군)농가, 청도군 38(1천947군), 울진군 35(2천270군)농가, 안동시 32(2천786군)농가, 예천군 27(1천515군)농가, 청송군 23(1천348군)농가, 영주시 19(1천495군)농가, 문경시 19(1천187군)농가, 칠곡군 18(1천404군)농가, 구미시 10(1천330군)농가, 영양군 6(1천40군)농가, 봉화군 2(120군)농가에서 피해가 보고됐다.
경북도는 대부분 피해 봉군에서 응애가 관찰됐고, 일부 농가의 경우 꿀벌응애류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여러 약제를 최대 3배 이상 과도하게 사용해 월동 전 꿀벌 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예찰이 어려운 응애류의 발생을 농가에서 인지하지 못했고, 지난해 8월까지 사양 꿀과 로열젤리 생산으로 적기 방제가 미흡해 월동 일벌 양성 시기에 응애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월동 꿀벌의 약군화(월동 봉군(벌무리)의 일벌구성이 정상보다 적은 수로 된 경우)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밖에도 말벌류 중 등검은말벌은 일벌 포획력이 탁월해 유인제 또는 유인 트랩으로 완전하게 방제하기 어려워 지난해 10월 늦게까지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지난해 9∼10월에는 저온현상이 발생해 꿀벌의 발육이 원활하지 못했고, 11∼12월에는 고온으로 꽃이 이른 시기에 개화하는 현상이 나타나 봉군이 약화됐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약화된 봉군으로 월동 중이던 일벌들이 화분 채집 등의 외부활동으로 체력이 소진됐고, 외부기온이 낮아지면서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농가가 안정적으로 양봉업을 할 수 있도록 이상기후 상시화에 대비해 꿀벌 관리와 병해충 발생 피해를 최소화하는 연구개발과 기술 보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등 관련 기관은 피해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농업경영회생자금과 농축산경영자금 등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꿀벌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가축방역 대응 지원사업을 활용해 꿀벌 구제 약품이 신속히 지원하는 등 양봉농가의 조속한 경영안정과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종합적인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