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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오는데… 산림복구 ‘발등에 불’

장인설 기자
등록일 2022-03-17 20:14 게재일 2022-03-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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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산불 후 20년 지나야 숲 외형 80% 회복… 토양 회복엔 100년<br/>불 강한 활엽수로 수종갱신 등 2차피해 예방 응급·항구복구 대책 시급

사상 최악의 동해안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면서 불에 탄 산림 복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장마철을 앞두고 산사태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응급복구 대책이 시급하다.

17일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불이 난 뒤 숲의 외형적인 모습은 20년이 지나야 산불 이전의 80% 수준으로 돌아온다. 2000년 발생한 강원 고성·삼척 산불 피해 산림을 20여년간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산림 내에 서식하는 동물들은 35년, 토양은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지나야만 회복된다고 보고 있다.


무려 2만4천940㏊에 달하는 방대한 피해지역이 제모습을 찾으려면 막대한 예산 투입과 함께 기나긴 세월이 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산불 피해지에서는 토사유출과 산사태와 같은 2차 피해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에 강우가 집중되는데 봄철의 산불 이후 2차 피해 위험이크다. 산림청의 산불피해지 복구 매뉴얼에 따르면 복구는 응급복구와 항구복구로 구분해 시행한다.


응급복구는 산불이 발생한 해 장마철 이전에 산사태 예방을 위해 사방사업 중심의 작업을 하는 것이다. 민가나 농경지, 보호시설 등 주민 생활과 영농에 차질이 우려되는 지역을 우선 복구한다. 항구복구는 산불 피해지를 경제적, 생태적, 경관적, 환경적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산림으로 복구하는 작업이다. 식생 복원과 함께 불에 잘 견디는 내화 수림대를 조성하게 된다. 조림할 때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자생 수종을 우선 선정하고 상수리, 자작나무 등 비교적 불에 강한 수종을 심어 산불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게 된다.


산불이 난 동해안 일대의 대표 수종인 소나무는 송진에 기름기가 들어 있어 불을 강하게 한다는 지적과 함께 활엽수로 수종을 갱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침엽수는 화염 유지 시간이 57.3초, 활엽수는 23.0초로 침엽수림에서 산불 확산 속도가 빠르다. 산림 관계기관들은 재난안전관리 측면에서 산촌과 주거지 주변 산림은 소나무 등 침엽수림보다 활엽수림으로 조성하고 복원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동해안 일대 산은 토양이 상대적으로 척박한 편이어서 활엽수보다는 침엽수가 잘 자라는 만큼, 활엽수로의 수종 갱신도 여의치 않다.


특히 대표적인 송이 주산지로 꼽히는 울진지역의 경우 주민 소득원 유지를 위해서라도 일정 규모의 소나무림 복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2017년 강릉·삼척 산불 피해지를 복원할 때는 산주와 지역주민이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산초나무, 음나무, 옻나무, 헛개나무 등을 심기도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민·관·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현장 조사를 거쳐 복구계획을 세워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진/장인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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