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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유·비료값 폭등에 농어촌 곡소리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2-04-04 20:21 게재일 2022-04-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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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사태 고유가 지속<br/>정부 유류세 인하 나섰지만<br/>농어업 관련 대응책은 없어<br/>올해 인력난도 여전할 전망<br/>영농철 앞두고 경영 ‘비상등’

지난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와 지난해 발생한 요소 대란, 러시아-우크라아나 전쟁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업 경영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4일 기준 경북의 면세유 리터당 평균 판매 가격은 휘발유 1천290원, 경유 1천370원, 등유 1천244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가가 급등했던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최고가격이다.


문제는 이 같은 면세유 가격이 농·수산물 생산비에 반영되면서 농어업 경영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다만 서민 물가 부담을 이유로 유류세 인하폭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방안과 휘발유 가격에 근접한 경유 가격을 두고 유가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농·어업 면세유 인상과 관련한 대응책은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중국의 수출제한으로 촉발된 요소수 대란에서 이어진 비료 가격 급등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주요 광물 수출국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적인 비료 대란과 식량 부족 사태가 빚어질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사용의 80%를 차지하는 요소 비료 가격이 20kg당 지난해 1만600원에서 올해 2만8천900원으로 3배 가까이 급등했다. 또한, 염화칼륨 가격은 전년 3월 대비 146% 급등했고, 암모니아와 인산이암모늄 등도 지난해 연말 대비 50% 이상 올랐다.


축산농가도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밀과 옥수수 등 사료용 곡물 수급 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선물가격 동향은 t당 밀 290달러, 옥수수 254달러, 콩 58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0.96%, 17.11%, 14.35% 상승한 수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곡물 중 67.7%가 사료용이 만큼 사료값 상승은 필연적이다.


이처럼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올해 농가 경영 상황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농번기 인력난은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올 상반기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규모를 1만1천550명으로 확정했다. 경북의 경우 12개 시·군 421가구에 1천614명을 배정받았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배정받은 5천342명보다 216% 늘어난 것으로 농번기 인력난 해소에 약소하게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경북에서는 인력난이 가장 심각한 4∼6월 농번기와 10∼11월 수확기에 23만여 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각 지자체는 당장 봄철 농번기를 앞두고 농촌 일손돕기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경북도에서도 영농철이 본격적으로 다가옴에 따라 지난해 39곳에 운영한 농촌인력센터를 올해 44곳으로 늘려 구직자와 농가를 적기에 연결하는 등 농촌 인력 지원 계획을 마련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가 시범으로 도입한 체류형 영농작업반을 의성·청송·봉화에 운영해 480여 명의 인력을 마늘, 사과, 고추 농사에 투입하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력난 등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있다”며 “경북도에서도 정부에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등 농·어업인들의 경영 안정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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