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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포항시장 공천 ‘파행’… 공관위 공정성 논란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2-04-24 20:25 게재일 2022-04-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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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지수 설문 문항 잘못됐다”  <br/>  중앙공관위 컷오프 무효 결정에<br/>  도당 무리한 물갈이·신뢰성 타격<br/> ‘컷오프 반대’ 김병욱 의원<br/>  김정재 의원에 반기 ‘갈등’

국민의힘의 6·1 지방선거 포항시장 공천이 상처로 얼룩진 가운데, 파행의 원인으로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월권’이 지목되고 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관위가 22일 3선에 도전하는 포항시장·영주시장·군위군수 단체장을 컷오프시켰으나, 중앙당 공관위는 23일 “교체지수를 적용하는 설문조사 문항이 잘못됐다”며 ‘무효’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경북도당 공관위가 공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2면>

지역 정치권에서는 당협위원장의 무리한 단체장 물갈이 시도, 경북도당 공관위의 중앙당 공관위 지침 위반 의혹 등이 상황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역의 한 인사는 “포항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두 가지 사안이 모두 작용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공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제 포항시장 공천은 이강덕 예비후보 컷오프 및 4인(김순견·문충운·박승호·장경식) 경선→반발→중앙당 무효→경북도당 재논의 과정을 밟고 있다. 중앙당 공관위는 “교체지수를 적용하는 설문조사 문항이 잘못됐다”며 경북도당 공관위로 다시 돌려보냈고, 경북도당 공관위는 공정성과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는 경북도당 공관위가 중앙당의 공천 지침대로 공천을 하지 않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당 공관위가 경북도당 공관위 등에 하달한 기초단체장 교체지수 규정에는 ‘필요시 현역기초단체장 교체지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교체지수 산출 방식으로는 개별평가방식(재지지율/당지지도)과 상대 평가 방식(현역 대상 교체 희망률 일괄 조사 후 비교) 등을 제시하고, 컷오프 및 재검토 수치와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컷오프 적용 비율은 경북도당 공관위에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따라서 교체지수를 적용하려면 공천을 신청한 경북 현역 기초단체장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3선 단체장만을 대상으로 한 교체지수 적용은 월권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정치전문가는 “3선 도전 단체장만을 대상으로 교체지수를 적용하는 것은 표적공천”이라고 지적한 뒤, “교체지수를 적용하려면 3선 단체장이 아닌 현역 단체장 모두에게 적용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관위 한 인사는 “(현역단체장 모두 교체지수 적용하는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교체지수 규정에 대한 여러 문제가 일어난다면 중앙 공관위에서 의견을 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편부당하게 어떤 한사람을 타깃으로 해 만들어선 안된다”며 “규정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재(포항북) 공관위원장과 이강덕 예비후보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공천 파행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당초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는 정권교체를 하는데 대구·경북 지역이 일등공신 역할을 한 만큼, 교체지수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김 의원이 교체지수를 적용시켜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공교롭게도 이강덕 포항시장 예비후보가 컷오프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포항을 방문했을 당시 이강덕 패싱 논란까지 번지면서 지역에는 김정재-이강덕 갈등이 포항시장 공천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강덕 예비후보가 컷오프되는 과정에서 김정재 위원장과 김병욱(포항남·울릉) 의원 간 갈등도 노출됐다. 김병욱 의원은 중앙당 공관위에 “특정 후보를 ‘교체지수’ 조사 결과를 근거로 ‘컷오프’하는 것은 지역 사회의 여론과 배치되며, 지방선거에 혼란을 줄 수 있기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 포항시장 경선 후보자 선정·발표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면서 그는 “교체지수는 정의롭지도 과학적이지도 않아 현역 경선 참여시 감점 부여 등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포항시장 경선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적으로 노출되자 포항지역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포항에 거주하고 있는 한 인사는 “지역 정치권이 힘을 모아 영일만대교 사업 등 굵직한 사업을 추진해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포항시장 경선 과정에서 갈등만 부각돼, 양 진영이 날카롭게 대립하게 됐다”며 “포항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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